[6·5 재보선]열린우리-민주당 득표율 총선때와 역전

  • 입력 2004년 6월 6일 18시 56분


전남지역의 재·보선 결과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복잡한 호남 표심을 잘 반영하고 있다.

4·15총선 때 전남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정당득표율은 각각 46.7%, 33.8%였다. 13석의 의석은 열린우리당 7석, 민주당 5석, 무소속 1석으로 나타나 ‘호남을 맡길 당으로 지역 민심은 열린우리당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 양상은 전혀 딴판이었다. 민주당 박준영 후보가 57.6%를 얻어 35%의 지지를 얻은 열린우리당 민화식 후보를 20%포인트 이상 앞지르는가 하면 22개 시군 중 민 후보의 출신지인 해남을 제외한 21개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모두 열린우리당을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또 화순군수 선거에서만 무소속에게 근소한 차이로 1위를 내주었을 뿐 진도군수와 목포 도의원 및 시의원, 무안 도의원, 신안 군의원 등 전남지역 지방선거 전체를 사실상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정일(李正一)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너무 큰 타격을 본 데 대한 동정과 권력욕에 도취된 여당의 오만함에 대한 응징”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이를 호남 특유의 소외의식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열린우리당의 한 당직자는 “김대중(金大中) 정권 5년간 일부 호남 출신 실세들만 호의호식했을 뿐 실제로 호남은 덕본 게 없다는 의식이 총선 때 ‘열린우리당 지지’로 나타났다면, 이번 재·보선에서는 ‘영남구애’에 눈이 멀어 호남을 경시한 여권의 태도가 반발을 불렀다”고 해석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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