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 ‘김혜경 체제’…‘원내정당-원외지도부’실험 성공할까

  • 입력 2004년 6월 6일 18시 56분


6일 민주노동당의 새로운 선장으로 선출된 김혜경(金惠敬) 신임 대표는 30여년간 서울 창신동과 난곡 등에서 빈민운동에 헌신해 온 ‘빈민운동의 대모(代母)’다.

김 대표는 민노당의 전신인 ‘국민승리21’ 출범 때부터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으며, 친화력이 뛰어나 당내의 다양한 의견그룹을 통합 조정할 적임자로 꼽혀왔다.

김 대표는 44년 만의 원내 진보정당이자 한국 정당사 초유의 원내-원외 분리 정당이라는 정치 실험을 어떻게 성공시킬 것이냐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새로 선출된 김창현(金昌鉉·42) 사무총장과 김미희 이정미 유선희 최규엽 최고위원 등은 ‘반미 자주 통일’을 강조해온 이른바 ‘전국연합 계열’로 ‘노동자 중심주의’가 강한 의원단과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김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10명의 의원들이 한국사회 개혁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원외 정치가 뒷받침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다른 정당과 일정 부분 협상하고 타협할 수밖에 없는 의원단과 당의 정체성을 앞세울 원외 지도부간에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새 지도부의 지명도가 떨어지는 점도 대중정당화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김 대표의 선출로 주요 정당 중 이념적으로 가장 오른쪽에 있는 한나라당과 가장 왼쪽의 민노당을 모두 여성 대표가 이끌게 된 점도 한국 정당사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황해도 해주(59) △천주교도시빈민회 회장 △관악구의회 1, 2대 의원 △국민승리21 여성위원장 △사단법인 관악사회복지 이사장 △민주노동당 부대표, 서울시지부장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