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 힘을 쏟겠습니다.”
허남식(許南植·55·한나라당) 신임 부산시장은 부산시 내무국장과 기획관리실장, 정무부시장을 역임하는 등 28년간 부산에서 공직생활을 한 토박이 행정 관료 출신이다.
선거기간 내내 ‘일 잘하는 서민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한 그는 “서민생활을 챙기고 재래시장 활성화와 재건축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아울러 “임기 중 부산을 세계적 도시로 키우기 위한 기틀을 다지고 부산경제 살리기와 시민이 안심하고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드는 데 시정의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이번 보궐선거에서 내건 공약이기도 하다.
그는 내년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관련해 “회의가 성공을 거두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할 것”이라며 “특히 APEC로 인한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APEC 경제활성화센터 설립’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공무원 기업인 전문가로 구성되는 경제활성화센터를 통해 지역 관광상품과 특산품 등을 개발함으로써 APEC 특수를 노리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그는 부산의 심각한 실업난에 대해 “서(西)부산 일대 100만평에 자동차 기계 정보기술(IT) 금융 관련 업체를 유치해 인구 10만명 규모의 ‘일자리 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연루됐던 ‘동성게이트’를 의식해서인지 “깨끗한 시정을 펼치는 데 중점을 두고 구체적인 클린행정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경남 의령 출신인 그는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제19회 행정고시(76년)에 합격해 공직에 첫 발을 디뎠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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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경남지사 “진해지역에 실리콘밸리 추진”▼
“하나도 경제, 둘도 경제를 살려내는 일입니다.”
김태호(金台鎬·42·한나라당·사진) 신임 경남도지사는 6일 “청년실업 해소와 지역경제 회생을 도정(道政)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7일 취임식 직후 도청 정원에서 가질 예정이던 다과회를 취소하고 대신 마산어시장의 상인들을 찾기로 했다. ‘현장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또 저녁에는 택시운전사 및 공단 근로자들과 간담회도 갖는다.
지방분권을 강조해 온 김 지사는 “중앙정부는 물론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가 수평적 관계로 나아가야 주민들에게 확실한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후보의 공약 가운데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과감하게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F1(포뮬러 원) 국제자동차대회의 진해 유치와 관련해 “백지화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타당성을 검토해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민간자본이 뛰어들지 않겠느냐”고 여운을 남겼다.
그는 김혁규(金爀珪) 전 지사를 겨냥한 듯 “전시행정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청년실업 제로화 프로젝트와 선택형 맞춤 농정(農政)의 추진 등을 주요 도정으로 꼽았다.
김 지사는 전국 광역단체장 가운데 최연소. 1980년 서울대 진학과 함께 부친의 죽마고우이자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측근이던 고 김동영(金東英) 의원 집에서 생활하며 일찍 정치에 눈떴다.
대학 졸업 후 이강두(李康斗) 의원 보좌관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사회정책실장 등을 거쳐 경남도의원을 지내고 2002년 거창군수에 당선됐다. 친화력과 판단력이 뛰어나지만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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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전남지사 “세일즈 道政으로 경제 살릴터”▼
“낙후된 전남에 생명을 불어넣겠습니다.”
박준영(朴晙瑩·58·민주당) 신임 전남도지사는 6일 “도민들에게 약속한 대로 젊은이들이 돌아오고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다시 들리는 전남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국립5·18묘지와 현충탑을 참배한 그는 “공약에 대한 실천 능력과 비전에 도민들이 신뢰를 보내준 것 같다”면서 “인구 감소와 침체된 지역경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남을 희망과 비전이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초미니 정당으로 전락한 민주당 출신 도지사로서 정부와 지역 여당 국회의원들과의 관계 설정에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 그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 발전을 위해 당을 떠나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논의를 하겠다”면서 “예산을 따내는 것도 현실성과 적합성, 균형이 고려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선거기간 내내 ‘전남을 살릴 검증된 큰 일꾼’을 주창해온 그는 “경제 살리기와 외자 유치에 노력했던 고 박태영 지사의 업적은 평가돼야 한다”면서 “전남도정의 연속성을 위해 경제활성화 시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對) 중국 물류거점 지역개발과 서해안 관광벨트 조성, 국제적인 크루즈 관광계획, 첨단 자본재 생산기지 구축 등은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는 만큼 글로벌 마케팅으로 세일즈 도정(道政)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전남 영암 출신인 그는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1987년 중앙일보 뉴욕특파원 당시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국민의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공보수석 겸 대변인, 국정홍보처장 등을 지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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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제주지사 “실업해소 위해 민자유치 급해”▼
김태환(金泰煥·62·한나라당) 신임 제주도지사는 6일 “도정을 중단 없이 이끌고 도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9급 공무원에서 시작해 1급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 그는 제주시장 재직 시절 매일 아침 걸어서 출근하면서 지역의 구석구석을 살필 정도로 부지런하고 친화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업무 스타일은 ‘돌다리도 두드려 가는’ 신중형. 그러나 쉽게 결단을 내리지 않는 성격 때문에 한편에서는 다소 우유부단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김 지사는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갈라진 민심을 통합하는 행정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가장 시급히 추진할 일로 경제 살리기를 꼽았다. 그는 “우선 범도민 경제회생대책기구를 구성하는 등 경제 회생에 심혈을 기울이고 적극적인 민자 유치와 청년실업문제 해소, 중소기업 육성 등을 통해 제주 경제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임기 중 역점 사업으로 △감귤을 비롯한 1차 산업의 회생 △국제자유도시 추진 △관광산업 활성화 △특별자치도 추진 등을 꼽고 이들 사업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선거 이후 공무원 인사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그는 “상대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지 않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며 “인사위원회에 시민단체와 공무원직장협의회 등을 참여시키고 주요 보직의 경우 공모제나 청문회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제주군 구좌읍 출신으로 제주대 법학과와 연세대 행정대학원을 다녔으며 남제주군수와 제주시장, 제주도 행정부지사를 지냈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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