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신임 국회의장 "정치의 중심 국회로 옮길것"

  • 입력 2004년 6월 6일 19시 57분


국회는 5일 오후 17대 국회 첫 임시국회 본회의를 열어 6선의 열린우리당 김원기 의원(아래)을 17대 국회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했다.-김경제기자  션
국회는 5일 오후 17대 국회 첫 임시국회 본회의를 열어 6선의 열린우리당 김원기 의원(아래)을 17대 국회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했다.-김경제기자 션
“앞으로 정치의 중심이 국회로 옮겨질 것이다.”

17대 국회 전반기를 이끌게 된 김원기(金元基) 신임 국회의장은 6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과거와는 상당히 다를 것이다. 진짜 국회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간담회 요지.

―국회의장으로서 당적을 이탈한 뒤에도 표결에는 참여할 것인가.

“꼭 필요할 때는 참여하려고 한다.”

―여야 사이에서 어떤 자세를 지킬 것인가.

“중립적 위치에서 불편부당한 정신을 지켜나가겠다. 그래야만 나의 설득과 조정이 영향력을 갖게 될 것 아니냐.”

―상생의 정치를 위한 구상은 뭔가.

“정치의 중심은 국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 평소 꿈이었다. 모든 문제가 국회에서 걸러지고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의원들의 전문 역량을 대폭 강화하겠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물론 의원들과도 적극 만나 토론하겠다.”

―당-청 관계가 논란인데….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에게 공개석상에서 어려운 얘기를 두 번 했다. 임기 말 ‘어전회의’에서 ‘정치의 중심이 되는 국회를 만들고 물러나십시오. 야당을 청와대로 불러 대화하십시오’라고 했다. 이제 국회를 정치의 본무대로 만드는 것이 내가 할 역할이다.”

―여야 협의가 안 된다면….

“난 인내력이 많은 사람이다. 아무리 여당에서 윽박지르더라도 죽어도 안 되는 것은 안 되며 아무리 여론이 나쁘더라도 옳다고 생각하면 개의치 않겠다. 김원기가 무서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으로 통하는 김 의장은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다 1979년 10대 때 고향인 전북 정읍에서 신민당 후보로 당선돼 원내에 처음 진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치 활동을 함께 하면서 원내총무 등 야당의 요직을 두루 맡았다.

그러나 주류인 동교동계와 거리를 두고 항상 비주류 쪽에 섰다. 김 전 대통령이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했을 때 합류를 거부하고 민주당에 잔류, 이듬해 발족한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공동대표를 맡아 야권 통합을 이끌었다. 노 대통령과는 이때부터 끈끈한 인연을 맺어 2002년 대선에서는 선거대책위원장과 노무현 후보 정치고문을 맡았다. 지난해 민주당 분당과 신당 창당 과정을 주도해 열린우리당 창당의 산파역을 했다.

‘지둘러(기다려라는 뜻의 사투리)’라는 별명처럼 매사를 서둘지 않고 끈기로 풀어가는 성품이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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