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국방 안보분야 연구기관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는 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미국이 보는 한국 및 중국 경제의 미래와 향후 대북 정책’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군사전략과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베넷 박사는 “북한이 남한을 침략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다”면서 “후계자에 대한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죽으면 북한 내 각 분파가 정권을 잡기 위해 무력 충돌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내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남한과 미국 모두에 바람직한 상황은 아닐 것”이라면서 “북한 난민이 남한으로 내려올 것이며 난민 속에 섞인 북한의 특수부대가 남한에 범죄조직을 만들 수도 있고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거나 해외에 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해서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과거 한국전쟁과는 양상이 많이 다를 것”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한국 주둔 병력규모가 아니라 유사시 신속하게 미군 60만, 70만명을 한반도에 투입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한국 안보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했고 한국 경제는 크게 성장했지만 한국은 주한미군 감축에 반대하면서 의무복무기간 단축 등 병력을 줄이고 있어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한국이 세계와 미국 안보를 위해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가에 대해 미국은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감축이 6자회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 패배를 희망하고 있는 북한은 11월까지 6자회담에 성실히 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위협과 관련해 “북한 체제가 붕괴되기 훨씬 이전에 북한이 서울을 타깃으로 핵무기나 생화학무기 등을 사용할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북한의 위협이 심각할수록 한미동맹은 강화돼야 하고 한국은 군사 장비와 무기를 근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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