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의 발언 도중 한숨을 푹푹 쉰 것으로 알려진 단병호(段炳浩) 의원은 10일 "기대를 안했기 때문에 새삼 실망할 것도 없다. 그런 얘기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아예 기대를 접었다.
심상정 의원단 부대표는 "총선 때 아파트 원가 공개 공약을 보고 열린우리당을 찍은 국민이 많았을 텐데, 대통령이 그렇게 말하다니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사회 민생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읽을 수 없었다"며 "국민 고통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안타깝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에서는 노골적인 비판이 표출됐다. 민노총 출신의 이용식(李用植) 최고위원은 '비정규직 문제와 민주노총이 상관없다. 노동운동 리더들이 정치인들을 매도할 권위가 없다고 본다'는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해 "민노총으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다. 노사정위원회를 부활시키려고 하면서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있느냐"고 흥분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일어났어야 하는 상황 아니냐"며 의원들을 질타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의원들을 배웅하면서 민노당 버스에 적힌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 민주노동당'이란 문구를 보고 "우리는 쉬는 사람인가"라고 말하는 등 민노당에 '꼬인' 게 많은 것 같았다는 게 김종철(金鍾哲) 대변인의 전언이다.
한편 노회찬(魯會燦) 의원은 "대기업 노조에 대한 대통령의 적개심이 아주 강한 것 같아 듣기 민망할 정도였다"면서도 "서로가 솔직하게 이야기했기 때문에 유익한 만남이었다"고 평가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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