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학회(회장 박명진·朴明珍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방송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75일간 분석 작성한 보고서 ‘대통령 탄핵 관련 TV 방송 내용 분석’에서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도 공정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이 보고서는 또 “방송이 탄핵 반대 세력과 시민들을 억울한 약자로 묶은 뒤 약자의 분노를 촉발하는 인식의 틀을 양산했다”며 “이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강자에 대한 저항’ ‘촛불 시위에의 참여 촉구’라는 메시지를 확산시켰다”고 분석했다.
한국언론학회는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인 3월 12, 13일 방송 3사의 뉴스 특보, 12∼18일 저녁 메인 뉴스, 12∼20일 탄핵 관련 시사 교양 정보 프로그램을 분석해 215쪽의 보고서를 10일 방송위원회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탄핵 관련 뉴스 특보와 정규 뉴스, 시사 교양 정보 프로그램들의 인터뷰나 합성 화면, 자막이 탄핵 반대 주장을 두드러지게 부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들의 리포트와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자 멘트도 탄핵 반대의 편향성을 드러냈다.
MBC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신강균의 뉴스 서비스 사실은…’은 “공정성 규범의 토대마저 스스로 무너뜨릴 만큼 편향적이었다”고 지적받았다. 방송위원회 보도교양 제1심의위원회는 16일 이 보고서에 대한 방송사의 의견을 청취한 뒤 프로그램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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