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이 부위원장이 영국의 공영방송 BBC의 공정성 관련 지침을 인용하면서 영문을 잘못 해석하고 특정 부문만 떼어내 인용해 전체적인 뜻이 잘못 전달됐다며 '영문 오역'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방송위 부위원장의 부적절한 처신 논란=이 부위원장은 지난 11일 오후 인터넷매체인 '오마이 뉴스'와 '미디어 오늘'에 게재한 특별 기고문 '공정성은 기계적 균형과 동의어 아니다'에서 "탄핵 방송의 공정성을 분석한 언론학회의 연구는 BBC의 공정성에 관한 원칙을 도외시하고 공정성을 수학적 균형과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위원장은 기고문에서 "공정성은 산술적 균형이나 중립성이 아니라는 것이 세계에서 가장 공정한 방송으로 칭송받는 BBC가 강조하는 기본 원칙"이라며 BBC의 '제작자 지침(Producers' Guidelines)'을 인용해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방송위원회는 "위원들에게는 정치적 중립 준수의 의무가 있고 또 위원회가 합의제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부위원장이 위원들과 상의도 없이 개인적인 견해를 밝힌 것은 유감이다"며 "부위원장의 돌출 발언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위원장은 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이며 방송법 25조는 위원의 결격 사유로 '정당법에 의한 당원' 조항을 두어 위원들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BBC 영문 오역(誤譯) 논란=이 부위원장의 기고문이 실린 인터넷 신문에는 부위원장의 부적절한 처신을 비판하는 글과 함께 이 부위원장이 BBC의 제작자 지침을 인용하면서 영문을 잘못 해석하고 특정 부분만 임의로 인용했다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문제가 된 부분은 '(정치적 논란의 문제를 보도할 때) 상이한 주요 견해들은 적절한 무게가 주어져야 한다(the main differing views should be given due weight)"는 대목이다.
이 부위원장은 "지배적인 의견을 더 비중 있게 다루는 것이 공정하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ID '박문수'는 "이 부위원장이 'views'를 단수로 잘못 해석해 빚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박문수'는 "서로 다른 주요 의견들을 여타의 군소 의견들보다 더 비중 있게 다룬다는 뜻"이라며 이 부위원장의 해석을 반박했다.
또 '학자양심'은 "BBC의 제작자 지침은 '논란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자사의 견해를 밝히지 않는다'고 명시해 최종 판단을 시청자가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 부위원장이 이 부분을 생략했다"고 지적했다.
이 부위원장은 언론학 교수 출신이다.
BBC 제작자 지침은 공정성 정확성 사생활보호 폭력성 등 11개 항목에 걸쳐 제작자들을 위한 실천적 지침을 담고 있다. 이는 BBC의 제작자들에게는 '헌법'과도 같은 문서로 전 세계 많은 공영 방송들이 참고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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