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는 53개 정부 부처 및 기관(국회사무처 법원행정처 등 포함)의 내년 일반회계 예산 요구액이 132조2000억원으로 올해 예산보다 11.7% 늘었고 특별회계 예산 요구액은 63조1000억원으로 6.8% 줄었다고 13일 밝혔다.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한 예산 요구액은 195조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9조3000억원(5.0%) 증가했다.
이 같은 예산 요구액 증가율은 2003년 28.6% 2004년 24.9%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그동안 자주 눈에 띄었던 각 부처의 ‘예산 부풀려 신청하기’ 관행이 사라진 셈이다.
김병일(金炳日) 기획예산처 장관은 “올해부터 예산처가 정해 준 예산 한도 내에서 부처별로 자율적으로 예산을 편성하도록 하는 톱다운(top down)제가 도입되면서 예산요구 증가율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각 부처가 내년 예산을 크게 늘려 잡은 분야는 △통일외교(17.3%) △국방(12.9%) △환경(11.9%) △사회복지(10.4%) 등이다.
한편 국회사무처는 올해 예산보다 19.9%나 많은 3485억원을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국회는 사무처 직원 인건비를 4.8% 낮춰 신청하는 대신 신규 사업인 의원정책개발에 158억원의 예산을 요구하는 등 사업비를 41.4%나 늘려 예산을 신청했다.
예산처 당국자는 “보건복지부에서 보육사업을 이관 받은 여성부와 내년에 인구센서스를 5년 만에 실시하는 통계청 등 일부 부처를 제외하면 국회는 가장 높은 예산 요구 증가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57개 기금의 운용규모 요구액은 올해에 비해 6.9% 늘어난 304조6000억원으로 집계돼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기금을 합한 전체 재정규모 요구액은 499조9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처는 각 부처가 요구한 내용을 검토한 뒤 10월 2일까지 정부 예산안 및 기금 운용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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