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사 DJ?…여권서 ‘역할론’ 대두

  • 입력 2004년 6월 13일 18시 54분


6·15남북정상회담 4주년을 앞두고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 남북관계의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DJ 역할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은 12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대통령의 대북 특사론에 대해 “6·15남북정상회담을 하신 분이고 그분이 희망하신다면, 또 (남북) 양측이 합의한다면 적격자 중 한 분”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은 또 “노무현 대통령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실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같은 당의 김근태(金槿泰) 의원도 올 1월 “한반도 평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하고 북한에 대한 평화특사가 돼 달라”고 김 전 대통령에게 공개 요청했다.

김 전 대통령의 대북 특사론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노 대통령이나 여권 핵심인사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부터 김 전 대통령측에 간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이 당장 대북관계에 직접 관여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남북간에 직접적인 대화가 오가는 상황에서 김 전 대통령이 특별히 돌파구를 만들어야 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동교동측의 판단인 듯하다.

김 전 대통령도 올 1월 ‘팔순 모임’에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분수를 알고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남북관계는 ‘현직’이 풀어나가는 것이 원칙이라는 게 김 전 대통령의 생각인 듯하다.

문 의원의 발언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작심해서 한 말씀이 아니라 평상시의 지론을 얘기한 것 같다”며 무게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남북관계, 북-미관계가 위기로 치닫는다면 김 전 대통령이 94년 핵 위기 당시의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과 같은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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