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계승 vs 차별화=노무현(盧武鉉) 정부는 지난해 초 “김대중(金大中) 정부의 햇볕정책의 기본정신을 이어 받겠다”고 천명했다.
이에 따라 △점진적 평화적 통일 추구 △북한의 정치적 실체 인정 △실질적으로 가능한 협력 추진 △남북협력-국제협력 병행 등 4대 원칙은 유지됐다.(박종철·朴鍾喆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
북한 핵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끊어진 남북한 철도 연결 △국내 중소기업의 개성공단 진출 △금강산 육로관광 등은 차근차근 진행됐다.
물론 참여정부가 국민의 정부의 대북정책을 그대로 답습한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참여정부는 ‘햇볕정책’이란 표현을 ‘평화번영정책’으로 바꿨다. 정부는 또 북한을 상대로 ‘할 말은 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이와 함께 “회담이 깨지더라도 ‘달라진 회담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천명했다. 지난달 초 14차 장관급회담에서 무리한 요구를 거듭하던 북한이 남측 대표단이 평양을 출발하기 20분 전 ‘합의하자’고 매달린 ‘사건’이 벌어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부는 대북송금 특검을 도입해 임동원(林東源) 전 국가정보원장 등 햇볕정책 관련자들을 줄줄이 구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의 섣부른 대북정책 차별화 시도 때문에 북-미 양측에 대한 지렛대만 약화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민주당 장성민(張誠珉) 전 의원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는 수동적인 입장에서 진행됐을 뿐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정책의 이행은 발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벌어진 한미관계=김대중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병행 발전해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미관계 정상화’는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 등장으로 급반전됐다.
국민의 정부측 인사는 “DJ가 사석에서 ‘빌 클린턴 정부의 임기가 1년만 더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참여정부의 한 핵심관계자는 “한미동맹의 균열은 한국 정부의 대북 현금 지원에 대한 미국측의 불신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수중에 흘러들어간 한국의 달러를 9·11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벌인 미국이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한국에선 ‘미국이 북한보다 더 위협적’이라는 여론이 표출되기 시작했다.
윤덕민(尹德敏)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한미간 군사동맹의 기초는 ‘외부 위협(북한)에 대한 공통인식’인데, 이 측면에서 한미동맹은 심각한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노무현 김대중 정부의 대북한 정책 비교 | 항목 | 참여정부 | 국민의 정부 |
정책명칭 | 평화번영정책 | 햇볕정책 |
통일원칙 | △점진적 평화적 통일 추구 △북한을 정치적 실체로 인정 △실질적으로가능한 협력을 추진 △남북협력-국제협력을 병행 | |
정책우선순위 | 국정과제의 하나(동북아 전체의관점에서 북한을 이해) | 국정의 최우선 과제(같은 민족의입장에서 대북 접근) |
남북협상자세 | 북한의 일방주의에 끌려가지않겠다는 ‘달라진 회담문화’ 강조 | 큰 틀에서의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북한의 무리한 요구도 때로는 수용 |
국제정세 | △북한의 핵개발 △9·11테러 이후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강경정책 | (전반 3년)빌 클린턴 행정부의 유화정책(후반 2년)부시 행정부의 강경정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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