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김정일 첫 구두메시지 교환

  • 입력 2004년 6월 15일 14시 56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15일 '남북관계를 잘 발전시키자'는 취지의 구두 메시지를 교환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4주년 기념 국제학술토론회'에 북측 대표로 참석한 이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통해 "남과 북이 현재의 좋은 흐름을 계속 끌고 나가 남북관계를 크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뜻을 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 부위원장은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에 행사장내 접견실로 찾아와 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노 대통령께 안부 인사를 전한다"면서 수첩을 꺼내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에 노 대통령은 "6·15 남북 공동선언의 의의를 높이 평가하며, 이를 이행해나가는 과정에서 남북간 신뢰와 약속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북핵문제가 조속히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한 안부도 전했다.

노 대통령 취임 이후 남북 정상이 공개적으로 구두 메시지를 교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변인은 "양측 간에 친서 전달은 없었으며, 구체적인 제안이나 현안과 관련된 얘기도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남북간 협력이 더욱 본격화될 것이고, 그 때에 대비해 포괄적이고도 구체적인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북한 경제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각종 인프라 확충과 산업생산능력의 향상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혀 북핵 문제가 해결될 경우 대규모의 대북 경제지원에 나설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협력이 확대될 수 있도록 주변 국가들과도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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