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가 개최한 주한미군 청문회에서 피터 브룩스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과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렇게 증언했다.
▽브룩스 연구원=주한미군 1만2500명 감축은 6·25전쟁 이후 최대 규모지만 미국과 한국 모두에 득이 될 것이다.
병력 수가 군사력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주한미군 3만7000명도 한반도 비상상황에 필요한 미군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 수년간 이뤄질 주한미군 전력 증강으로 사실상 주한미군의 화력은 강화될 것이다.
최첨단 군사장비로 보병을 훨씬 능가하는 강한 화력을 가질 수 있으므로 미국은 주한미군의 전쟁억지력을 높이면서 테러와의 전쟁 같은 대규모 병력이 필요한 임무를 위해 주한미군 일부를 철수시킬 수 있다.
미군 주둔에 대한 한국 내 여론이 엇갈리는 만큼 주한미군 기지 규모와 수 등을 줄이는 것은 한미 양측에 도움이 된다. 미군을 서울 밖으로 이동시키는 것은 한국사회 일각의 주한미군 철수 압력을 줄이는 중요한 제스처이다.
주한미군 감축은 남북한 긴장 완화에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은 여전히 강하며 진정한 인계철선은 주한미군 수가 아니라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는 점이다.
▽오핸런 연구원=한미 양국에는 주한미군 감축이 한국 국민 사이에 점증하는 반미주의와 노무현 정부의 좌파성향을 벌주려는 생각의 일환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 감축과 재배치 계획은 전략적, 군사적으로 이치에 맞다.
한국군은 30년 동안 엄청나게 발전했지만 북한군은 오랜 침체상태에 빠져 있고 많은 군사 전문가들은 이제 한국이 모든 면에서 북한보다 강하다고 보고 있다.
물론 미국이 한국과의 안보동맹을 해체하거나 모든 주한미군을 철수시켜도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다. 북한은 기습남침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면 감행할 수 있지만 한국은 미 증원군이 도착할 때까지 어떤 기습남침도 자력으로 저지할 수 있을 것이다.
미 국방부는 110억달러 규모의 주한미군 현대화 계획이 군사력 측면에서 미군 감축을 완벽하게 보전할 것이라는 다소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군의 발전과 북한군의 낙후, 그리고 미군의 정밀공격 기술은 국방부의 주장을 현실성 있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
미군 감축은 한반도 위기상황에서 상식에 반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지만 심리적, 상징적인 면에서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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