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 “6·15 남북토론장에 盧대통령이 온다고?”

  • 입력 2004년 6월 17일 18시 57분


6·15남북정상회담 4주년 기념 국제토론회 참석차 서울을 방문했던 북한의 이종혁(李種革) 조선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은 14일 서울에 도착한 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토론회 행사 참석 사실을 뒤늦게 통보받고 당황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부위원장은 서울 도착 직후 “내일 행사에 노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라는 통보를 듣고 바짝 긴장하면서 “그러면 상부에다 보고를 해야 하는데, 내일 노 대통령이 오시면 인사를 드릴 수 있느냐”고 물었다는 것.

이 부위원장은 이날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의 환담을 마친 뒤 숙소에 설치된 직통전화와 팩스로 밤늦게까지 평양측과 통화, 훈령을 받은 뒤 이를 빼곡히 적어 15일 행사장에서 축사를 할 때 그대로 낭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위원장에게 노 대통령의 행사 참석 사실을 사전에 통보하지 않은 것은 청와대측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경호상의 문제였던 것 같다”며 “노 대통령의 참석으로 이 부위원장이 당초 준비했던 축사를 상당히 순화한 내용으로 대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16일 연세대와 SK텔레콤 삼성전자 등을 방문하고 17일 오전 평양으로 돌아갔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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