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연말 파병연장 동의안 때 보자”

  • 입력 2004년 6월 17일 18시 57분


열린우리당이 17일 의원총회에서 이라크 추가 파병을 지지하기로 한 당론을 재확인했지만 일부 의원이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파병 원점 재검토를 주장했던 김원웅(金元雄) 의원 등 10여명의 의원은 연쇄접촉을 갖고 파병추진 중단 또는 철회를 위한 국회 결의안 제출을 추진하고 파병 재검토를 위해 야당 및 시민단체와 연대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거듭 지적했듯이 정부와 의회의 역할은 다를 수 있다”며 “18일 오전 모임을 가진 뒤 오후 시민단체 회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라크 추가 파병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대통령까지 나서 간곡하게 동의해줄 것을 요청한 마당에 집권여당이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만장일치로 한목소리를 내기가 어렵다면 다수 의견이 당론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의총은 ‘명분’을 찾는 모양 갖추기였다고 볼 수 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파병 반대 의원들에 대한 설득용으로 “연말에 정부가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파병 연장 동의안에 대해서 확실하게 재검토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미경(李美卿) 의원은 “의원들이 연말에 파병 연장 동의안이 제출될 것이라는 내용을 잘 모르고 있었다”며 “현재 상황에서 정부의 파병 계획에 동의할 수밖에 없지만 연말에는 제대로 한번 파병 문제를 검토해보자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지도부가 의총에 앞서 회의를 갖고 “파병 재검토를 주장하는 의원들이 충분히 발언할 수 있도록 하고, 표결을 원하면 표결까지 하자”며 인위적으로 한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연출하지 않기로 한 것도 당론 결집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반대 토론에서 임종인(林鍾仁) 의원은 파병을 재검토해야 하는 이유를 9가지로 정리해 조목조목 정부의 파병 논리를 반박했다.

그는 이라크전쟁의 성격과 현재 상황, 미국의 대통령 선거까지 언급하면서 “임진왜란 후 광해군의 대명(對明), 대청(對淸) 실리외교를 상기하자. 파병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6개월 후면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파병 지지를 주장한 정의용(鄭義溶) 의원은 “정치 이전에 도덕적 가치와 이상을 추구하고 현실 정치 속에서 그러한 이상을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때로는 이상과 가치를 보류해야 하는 때가 있다”는 노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면서 파병 지지를 호소했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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