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그가 민선 3기 도지사로 취임한 2002년 7월 이후부터가 아닌가 싶다.
일부에서 그를 ‘포스트 JP(김종필)’로 부르기 시작했고 그 역시 ‘꿈’이 있음을 부인하지 않아 그가 언제 정치권으로 진입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특히 17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직사퇴 시한이 임박한 지난해 송년 및 올해 신년기자회견에서는 출마 여부를 둘러싼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심 지사는 “왜 행정가인 나를 정치인으로 보려 하느냐”면서도 정치 관련 질문들을 마다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경우 한데 모아 맨 뒤로 미뤄뒀다가 가장 ‘정성’을 들여 답변하곤 했다.
그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이제 그런 일은 없으려니 했으나 총선 이후 JP가 정계를 은퇴하자 자민련 대표 출마를 놓고 설왕설래했다.
그는 이번에는 “내가 정치적으로 한 번은 (신문) 1면 톱을 장식할 것이다. ‘자치단체장이 자민련 대표가 됐다’ 아마 이런 것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적극적으로 언론 보도에 불을 지폈다.
24일 오전 충남도청에서 열린 ‘민선 3기 2년 결산 기자회견’도 예외는 아니었다. 심 지사의 보궐선거 출마설 등 그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심 지사가 최근 2년간 정치권 주변을 서성이면서 도정에 대한 열정을 많이 잃었고 그로인해 도정이 많이 어수선해졌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도지사가 정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여러 차례 도청 공간을 빌어 공무원들을 동원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회견을 가져도 좋은지 궁금해 한다.
이들은 또 불과 4개월 전 그가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도민과의 약속(출마 않고 도지사의 직무를 끝까지 수행하는 것)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 도정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한 말을 잊지 않고 있다.
그는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첫 수상집인 ‘길은 항상 새롭게 열린다’의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과연 그가 말하는 ‘길’은 심 지사 개인을 위한 길인가 아니면 도민들을 위한 길인가.
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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