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유족단체, 김선일씨 관련 위로편지

  • 입력 2004년 6월 25일 18시 53분


“폭력은 더 큰 폭력을 부르고 증오는 더 큰 증오로 이어집니다.”

9·11테러 희생자 유가족 단체인 ‘평화로운 내일(Peaceful Tomorrows)’이 김선일씨 피살과 관련해 한국인들에게 위로 편지를 보내 왔다.

이 단체 데이비드 포토티 대표(48)는 지난해 방한해 방문했던 참여연대에 23일 이 같은 e메일을 보냈다. 그는 9·11테러 당시 친형을 잃었다.

포토티 대표는 “9·11테러 희생자 유가족으로서 김씨의 죽음으로 인한 엄청난 충격과 슬픔을 이해한다”며 “미국 신문들은 아들을 잃고 슬퍼하는 김씨 부모님들의 얼굴을 실었는데, 이를 통해 그의 죽음이 이라크 침공의 슬픈 결과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 “이라크전쟁은 오직 테러의 불씨를 키우고 테러리스트들을 더 손쉽게 모을 수 있도록 도울 뿐”이라는 편지를 보냈다. 그는 이 편지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라크 침공 이후 우리의 경고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을 애통한 마음으로 지켜봤다”고 덧붙였다.

포토티 대표는 “나는 이라크 사태의 평화적인 해결을 추구하는 한국의 모든 이들, 국제법을 존중하고 이라크인들에게 진정한 자결권을 안겨주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한다”며 “합법이 합법을 낳고, 형제애가 더 큰 형제애로 이어지고, 사랑이 더 큰 사랑을 부를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오직 이 방법을 통해서만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될, 김씨와 같은 이들의 선의를 진정으로 받들 수 있을 것입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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