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사회적 분위기만으로 책임 못물어”

  • 입력 2004년 6월 28일 18시 31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8일 김선일씨 피살 사건으로 외교안보라인 문책론이 일고 있는데 대해 “책임 소재가 밝혀지기 전에 사회적 분위기만으로 책임을 지우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 대응에 잘못은 없는지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감사원에서 조사를 시작한 만큼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추론이나 추측에 근거한 책임론을 제기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나의 입장은 진상을 명확하게 규명하고 책임을 엄격하게 묻겠다는 것”이라며 “책임을 엄격하게 묻겠다는 것은 책임 있는 사람에게 책임을 묻고, 책임이 없는 사람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또 외교통상부 직원이 AP통신측으로부터 김씨 피랍 여부를 문의하는 전화를 받은 것과 관련해 “AP측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사람이 제대로 대응했는지를 판단할 때는 전달받은 정보의 내용이 중요하다”면서 “따라서 AP측이 이 정보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었는지도 빠짐없이 조사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분위기 때문에 과오를 전제로 한 조사가 되지 않도록 하고, 공정하고 냉정하고 객관적이며 엄격한 조사가 되도록 해 달라”고 당부한 뒤 “AP측이 통화 사실을 발표했을 때 (외교부가) 관련 사항을 즉각 조사해서 공개하지 않은 것은 적절하지 않았고 정부의 원칙과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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