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금이 ‘여당인사용’ 개각할 때인가

  • 입력 2004년 6월 28일 18시 51분


노무현 대통령이 이해찬 국무총리 후보 임명동의안이 통과되는 대로 통일 보건복지 문화관광 등 3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할 모양이다. 김선일씨 피살사건에 따른 외교안보라인 문책은 감사원 조사결과를 보고 판단하고 우선 예정된 개각이라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씨 사건으로 온 나라가 어수선한 시점에 여당인사를 위한 ‘자리 만들기용’ 부분 개각을 서둘러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지금 대통령과 정부를 향한 국민의 실망과 분노는 높다. 김씨 사건 대응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책임과 무능 때문이다. 한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대통령 지지율은 보름 전보다 13.3%포인트나 떨어진 28.2%를 기록했다.

이런 마당에 해당부처와 별다른 연관성이 없는 정치실세들을 입각시키는 것이 국가적 위기를 타개하는 데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나 김근태 의원이 과연 통일부와 복지부 장관으로 적재적소(適材適所)라고 할 수 있는가. 국민의 눈엔 정부가 제 역할을 못해 국가적 비극이 발생했는데 또 적격이 아닌 정치인을 내각에 기용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정치란 타이밍이다. 상황이 바뀌었으면 바뀐 상황에서 적절한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한번 정해졌으면 앞뒤 재지 않고 밀어붙이는 대통령 특유의 ‘오기’가 발동해서는 안 된다. 김씨 사건의 교훈은 누구보다 경쟁력과 책임감을 갖춘 실력 있는 인사들이 내각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이 해야 할 선택은 분명해진다. 그것은 다소 늦더라도 김씨 사건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전면 개각을 해 내각의 면모를 일신하는 것이다. 지금은 정치 논리에 따른 ‘땜질 개각’을 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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