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사건에서 드러난 무능과 무책임으로 국민은 지금 정부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이라크 파병, 주한미군 감축, 북핵, 경제난, 하투(夏鬪) 등 풀어야 할 현안도 산적해 있다. 이 총리는 사안의 경중(輕重)과 선후(先後), 완급(緩急)을 가려 국정의 비효율과 낭비를 막고, 혼선을 빚고 있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잡아나가야 한다.
국회 임명동의안은 무난히 통과됐지만 국민 중에는 그의 개혁에 대한 소신이 독선(獨善)으로 흐르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각이 없지 않다. 이 총리는 이런 우려부터 씻어내야 한다. 그러자면 거창한 개혁 구호 대신 조용한 가운데 국민에게 봉사하는 정부가 되도록 내각을 챙겨야 한다. 그래서 국민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 총리로서 정부와 여당, 정부와 야당, 청와대와 내각간의 관계가 삐꺽거리지 않도록 조화와 화합의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는 탄핵사태를 거쳤지만 여전히 분열적 리더십에 머무르고 있는 대통령의 ‘약점’을 보완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 총리는 청문회에서 입법·사법부가 반드시 새 수도로 옮겨갈 필요는 없다는 등 청와대의 뜻과는 거리가 있는 소신발언을 많이 했다. 가장 훌륭한 보좌는 이처럼 아닌 것을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당장 오늘 있을 개각에 대해서도 시기의 적절성과 입각 인사의 전문성 등에 대해 분명하게 자신의 의견과 ‘복안’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부다운 정부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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