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율사 출신 의원들이 토론자로 나서 수사과정의 문제점들을 효과적으로 지적한 것도 표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본회의 토론의 쟁점은 경찰이 박 의원의 진술 없이 영장을 신청한 사실과 박 의원의 혐의가 체포동의안 제출의 충분한 사유가 되느냐로 집약됐다.
민주노동당 노회찬(魯會燦) 의원은 체포동의안 부결 직후 “유감이지만 단순히 같은 의원이라 봐줬다고만 보기는 힘든 것 같다. 방탄 국회는 없어지고 본회의장에서 토론을 벌이는 새로운 방식이 나타난 결과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의회 문화가 여전히 ‘제 식구 감싸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 박 의원과 비슷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의원들이 많고 이들이 대부분 반대표를 던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열린우리당 의원 중 최소 35명이 찬성표를 던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각 당이 밝힌 표결 참여 의원은 열린우리당 146명, 한나라당 117명, 민주노동당 10명, 민주당 8명, 자민련과 무소속 5명 등이다. 민주노동당은 당론으로 찬성 표결을 했기 때문에 열린우리당 의원이 모두 찬성을 했다고 가정하면 찬성표는 모두 156표가 돼야 했지만 결과는 121표에 불과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이날 현역 의원의 불체포특권 남용에 대한 여론의 비판을 의식해 당론을 정하지 않은 채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맡겼다.
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이를 감안한 듯 본회의가 끝난 뒤 사견임을 전제로 “앞으로 체포동의안을 처리할 때 실명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체포동의안 부결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율사 출신 의원들이 체포동의안의 부당성을 강하게 주장하면서부터 감지됐다.
이 자리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기춘(金淇春) 의원은 “구속은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을 때 하는 것인데 박 의원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지를 폈다.
의총이 끝난 직후 한 한나라당 초선 의원은 “국회 개혁 차원에서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심을 굳혔으나 율사 출신 의원들의 설명을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선 율사 출신인 한나라당 주호영(朱豪英) 김재원(金在原) 의원이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과 체포동의안의 적정성 여부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박창달의원 혐의:: 박 의원은 2002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선거사무소 성격의 산악회를 설치하고 각종 행사에 참석해 “국회의원 박창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명함을 돌리는 등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선거운동원들에게 홍보활동비 명목으로 5160만원을 불법 지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일지(16대 국회) | |||
일시 | 해당 의원 | 혐의 | 처리 결과 |
2000년12월12일 | 한나라당 정인봉 의원 | 선거법 위반 | 폐기(체포동의요구 실효) |
2001년 7월10일 | 한나라당 강삼재 의원 |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 | 폐기(불구속 기소) |
2001년 7월18일 | 한나라당 정인봉 의원 | 선거법 위반 | 폐기(체포동의요구 실효) |
2002년 6월 8일 | 한나라당 김찬우 의원 | 선거법 위반 | 철회 |
2002년12월14일 | 한나라당 김찬우 의원 | 선거법 위반 | 폐기(불구속 기소) |
2003년 5월16일 | 민주당 김방림 의원 |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 | 폐기(불구속 기소) |
2003년12월30일 | 한나라당 박병환 박주선 박재욱 박주천 최돈웅, 열린우리당 정대철, 민주당 이훈평 의원 |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 등 | 부결 |
2004년4월29일 | 자민련 이인제 의원 | 정치자금법 위반 | 철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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