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김근태 입각 뒷얘기

  • 입력 2004년 6월 30일 15시 44분


'6·30' 개각 결과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은 통일부장관, 김근태(金槿泰) 전 원내대표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정리됐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정리된 것은 아니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4·15' 총선 직후에는 정 장관에게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제의했다. 그러나 정 장관은 총선과정에서의 '노인폄훼 발언'을 의식한 탓인지 이를 고사했다는 것. 같은 시기 노 대통령은 김 장관을 불러 통일 문화관광 등 4개 부처 장관직을 제시했고, 김 장관은 "통일 쪽을 맡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후문이다.

고심하던 노 대통령은 탄핵기각 결정이 내려진 5월 중순 경 정 장관에게 통일부 장관으로 갈 것이라는 언질을 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장관도 계속 통일 쪽을 고집했고, 당 안팎 지인들의 자문을 구한 뒤 28일에야 마음을 정리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29일 이해찬(李海瓚) 총리가 인준직후 김 장관을 찾아와 "예우의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부총리급을 제시했다. 그러나 김 장관이 "그냥 그대로 가겠다"며 고사했다. 김 장관은 이날 저녁 정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함께 잘 해보자"고 격려했고, 정 장관도 "김 선배님을 존중한다"고 화답했다. 김 장관은 30일 "내가 고사를 할 경우 마치 노 대통령을 거역하는 것처럼 보여 여권이 분란상태로 비춰질 것"이라며 "내가 항복했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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