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잠수정 관련 정보가 한국에 제공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웠던 로버트 김이 이를 전해준 게 사건의 계기다. 당시 한국 정부는 그의 정보 제공이 우리 해군 무관과의 개인적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혀 정부와의 연결 고리를 차단했고 미국은 그를 ‘간첩’으로 구속했다. 여기서 한 가지 의심이 생긴다. 북한 관련 정보를 ‘국방기밀’로 치부해 한국에 제공하기를 꺼리는 ‘동맹국’ 미국의 태도는 무엇이란 말인가.
최근 다시 거세지고 있는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파병 논란을 지켜보면서 미국은 과연 진정한 우방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로버트 김 문제를 놓고 보면 미국은 우방으로서 우리의 믿음을 저버렸다. 한국에서 이미 국민적 관심사가 되어버린 로버트 김에 대해 너무도 냉정하다. 특히 올 들어 4개월 간격으로 부모가 별세했고 추기경과 국회의장 등의 탄원서가 이어졌지만 미국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를 보면서 한국인들은 ‘병력이 필요할 때 파병 요청이나 하는 게 우방인가’하는 회의를 한다. 미국은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 한다. 모범적으로 형기를 마쳐 가고 있는 그에게 지금 가장 절실한 문제는 경제적인 어려움이지만 핵심은 사면이다. 그는 30년 이상 미국에서 공부하고 일하며 쌓아온 부와 명예를 일순간에 잃었다. 그가 과거를 딛고 자신의 희망대로 한미 양국 우호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길을 열어주기 바란다.
박성현 로버트 김 후원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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