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천호 사장 진실 밝혀야 한다

  • 입력 2004년 6월 30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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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씨 피살사건을 둘러싼 의혹을 풀어 줄 핵심 인물인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이 귀국했다. 무고한 생명의 희생에 애통해 하는 국민의 눈과 귀가 김 사장에게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김 사장이 답해야 할 것이 하나둘이 아니다. 김 사장이 김씨 피랍 이후 4차례나 한국대사관을 방문했으면서도 왜 피랍 사실을 알리지 않았는지, 테러단체와 구출 협상을 벌이게 된 경위와 구체적인 협상 내용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피랍 시점에 대한 김 사장의 진술이 여러 차례 바뀐 이유에 대해서도 해명이 필요하다. 실체적 진실을 통해 김씨를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지 따져봐야 한다.

미군이 김씨 피랍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 사장은 “미군으로부터 (납치)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가 나중에 말을 바꾸었다. 한미관계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김 사장이 명확한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 한미간 정보채널에 문제가 있었다면 김 사장의 진술을 통해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김 사장은 감사원과 국회의 김씨 피살사건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이는 목숨을 잃은 자사(自社) 직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앞으로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김 사장의 솔직한 진술은 필수적이다. 김 사장 자신도 해외에서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할 입장이지 않은가.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만큼 감사원은 최선을 다해 조사에 임하기 바란다. 이번 조사의 목적은 작게는 김씨 피살을 둘러싼 의혹을 규명하는 것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이 나라 외교안보 시스템과 테러 대응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국민은 무엇이 어디에서부터 잘못됐는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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