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구려유적 '세계문화유산' 됐다

  • 입력 2004년 7월 1일 18시 56분


북한과 중국의 고구려 유적이 1일 세계문화유산으로 나란히 등재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이날 중국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에서 열린 제28차 회의에서 양국이 신청한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함께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북한은 1998년 7월 ‘세계유산협약’ 가입 이후 처음으로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으며 1985년 이 협약에 가입한 중국은 모두 30개의 세계 문화 및 자연 유산을 갖게 됐다.

북-중 고구려 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동시 등재는 3월 WHC 자문기구로 등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세계유산 ‘등재 권고’ 평가서를 제출하면서 예견됐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 ‘고구려 고분군’이라는 제목으로 평양 지역의 고구려 후기 유적인 진파리 고분 등 63기의 고분군(벽화 고분 16기 포함)을 신청했다. 중국은 ‘고구려의 수도와 왕릉, 그리고 귀족의 무덤’이라는 이름으로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의 국내성 유적 등 고구려 초기 유적을 신청했다.

북한의 고구려 유적은 △인류의 탁월한 창조성 △동아시아 역사 발전단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가치 △벽화의 미적(美的) 우수성 △능묘 천장 등 독특한 건축구조 등 4개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북한 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중국 이집트 콜롬비아 일본 오만 영국 등 6개국의 지지 발언과 21개 이사국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다만 이집트는 “북한 고구려 고분 중 아직 개봉되지 않은 것도 있는 만큼 국제 협력을 받아 발굴과 보존에 더욱 힘써야 하며, 자연친화적 주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기술적 충고를 했다.

중국의 고구려 유적은 북한 유적에 대한 4개 항목 평가 외에 인간과 자연의 조화에 대한 평가를 추가로 받았다.

쑤저우=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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