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교수는 “오 차관에게 개인적으로 미안하지만 한 나라의 장관이 차관을 시켜 인사 청탁을 했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해 공개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 교수와의 일문일답.
―오 차관과는 어떻게 만나게 된 건가.
“오 차관은 공적인 일로 3, 4번 만난 적이 있다. 오 차관은 지난달 17일 오전 8시경 전화를 걸어 ‘정 교수 학교 전임강사 공채에 응시한 A씨를 잘 봐 달라’고 했다. 내가 ‘이런 이야기는 만나서 하자’고 했고 다음날 오후 4시경 종로구 삼청동 모 카페에서 차관을 만났다.”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나.
“그는 우리 학과 전임강사에 지원한 A씨를 잘 봐달라고 부탁했다. A씨를 잘 아느냐고 물었더니 오 차관은 ‘내가 아니라 후임 문화부 장관으로 내정된 정동채 의원의 부탁’이라 했다. ‘정 의원이 문화부 내에 성균관대 정진수 교수를 잘 아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장관이 바뀌면 차관도 바뀌지 않느냐고 하자 오 차관은 ‘정 의원이 문광위 소속이긴 하지만 처음엔 문화부 업무파악 시간이 필요하니 당분간은 내가 모시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와 정 의원이 만나는 자리를 주선하겠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정말 정 의원이 오 차관에게 부탁했는지, 오 차관이 (장관의 이름을 팔며) 부탁을 했는지는 확인할 수는 없다.”
―처음에는 진정서를 비공개로 접수시켰다가 30일에 왜 다시 공개했는가.
“지난달 25일 비공개로 접수시킨 다음 청와대나 당사자측에서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그런 가운데 30일 정 의원이 전격 장관으로 임명됐다는 뉴스를 듣고 진정서를 공개하게 됐다.”
―A씨와는 어떤 이야기를 했는가.
“오 차관과 만나고 난 다음날 A씨에게서 연락이 와서 대학로 모 카페에서 40여분간 만났다. 오 차관과 잘 아는 사이냐고 물었더니 A씨는 ‘정동채 의원을 통해 오 차관에게 부탁한 것이고 정 의원은 남편과 아는 사이’라고 말했다. A씨의 남편은 국민일보 정치부 기자를 했었고 현재 서프라이즈 대표로 있는 서영석씨라며 요즘 남편이 사업 확장 때문에 아주 바쁘다고 했다. 서영석이라고 해서 경실련에서 일한 서경석 목사인가, 형제간인가 했다. A씨는 남편 자랑을 한참 했다.”
―A씨는 정 교수가 먼저 전화 걸었다는데….
“나는 그 사람 전화번호도 모른다.”
―24일 학과 발표 평가 날 청탁이 심사에 영향을 주었나?
“물론 영향이 있었다. 최대한 나쁘게 줬다.”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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