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국회 보건복지위 배정을 희망한 모 의원과 장 의원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고 이 과정에서 “장 의원이 비례대표 선정 과정에 약사회 자금을 끌어다 썼다”는 얘기가 파다하게 나돌았다.
장 의원은 각종 모임에서도 돌출적인 언행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4월 말 설악산에서 열린 당선자 워크숍에서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가 등장할 때 “오빠, 오빠”를 연호하던 장면이 YTN 돌발 영상에 잡혔고 아들을 자신의 5급 비서관으로 임명하려다 보좌관들의 만류로 포기하기도 했다.
특히 장 의원이 선관위에 신고한 재산신고 금액이 당에서 세 번째로 적은 2487만원으로 알려지자 평소 큰 씀씀이를 기억하는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무슨 돈을 쓴 것이냐”는 의혹이 일었다.
취재팀은 당시만 해도 무게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당직자 A씨는 기자에게 “장 의원이 본인 입으로 ‘내가 모 의원에게 3000만원을 줬다’ ‘공천심사위의 비례대표 순위결정 투표 직전 주요 인사들에게 1000만∼3000만원씩 돌렸다’는 얘기를 직접 했다”고 밝혔다. A씨는 당시 장 의원이 얘기를 한 상황과 장소, 분위기까지 정확하게 설명하면서 “배신감을 느낀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흥분했다.
취재팀은 이후 본격적인 확인작업에 들어갔다. 2주일여에 걸쳐 장 의원의 정치권 입문, 비례대표 선정 과정,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관계자들을 일일이 만나 진술을 들었다.
취재 과정에서 당직자 B씨는 “전 지도부 중 1명인 L의원 등이 상당히 (장 의원을) 챙겼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장 의원이 주요 지역구 후보에게 돈을 돌렸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후 친한 후보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장복심으로부터 돈 받은 것이 있느냐. 문제가 될 소지가 있으니까 받지 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C씨는 “장 의원이 지난해 말 개인 연구소(참여복지연구소)를 설립하는 데 현역 의원을 비롯한 당내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을 보고 장 의원이 상당한 로비를 했다는 것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D씨는 “장 의원이 비례대표 선정 전에 당직자들에게 노란색 잠바 수백벌을 돌렸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취재팀에 노란색 잠바를 돌린 부서를 거명하면서 “전체 10∼15벌쯤 된다”고 말했으나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10벌’이라고 축소했다. 당시 관계자가 확인한 수량은 1차 배포한 수량만도 50벌이었다.
모 중앙위원은 “언젠가 한 지역구의원 지구당 창당대회에 갔는데 거기서 장 의원이 봉투를 주는 것을 봤다. 누군지는 말할 수 없다. 그 사람도 낙선했다”고 밝혔다.
장 의원 스스로 100만원씩 건넸다고 스스로 인정한 사람은 2명뿐이었고 그나마 6명은 취재팀이 확인을 요구하자 시인한 경우다. 장 의원은 이 중 “후원회가 결성되지 않아 영수증을 받지 못했다”고 밝힌 H, S 2명 중에서 H후보는 취재 이틀 뒤 “돈을 돌려받았다고 정정해달라”고 말했고 S후보에 대해서는 은근슬쩍 돈 준 사람의 명단에서 뺐다.
이 과정에서 취재팀은 가장 큰돈을 받았다는 소문이 나돌았던 K의원과의 관련 여부에 대해 집중 취재를 했다. 그러나 장 의원은 K의원에 대해서만은 “한 푼도 준 일이 없다”고 완강하게 부인했고 본보는 이에 따라 K의원을 ‘모 의원’으로 표현했을 뿐 영문 이니셜조차 쓰지 않았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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