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怒… NO… 親盧세력 ‘서프라이즈’ 충격파

  • 입력 2004년 7월 6일 18시 54분


여권에 각종 악재(惡材)가 잇따르면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전통적 지지그룹이 이탈하고 있다. 또 친노(親盧) 그룹 내의 분화가 가속화되면서 여권 내부의 자성과 쇄신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여권 지지층의 이탈은 한길리서치가 3, 4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21.8%가 ‘노 대통령 복귀 후 최근 지지 정당을 바꾸었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이들 중 58.0%가 ‘지지 정당을 바꾸기 전 열린우리당을 지지했다’고 응답해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의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실제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는 최근의 당 행보에 대한 비판과 함께 탈당을 선언하는 당원들이 크게 늘었다.

대표적인 친노 인터넷사이트인 ‘서프라이즈’ 서영석 대표의 부인 인사청탁 스캔들은 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던졌다. 특히 정직하지 못한 해명 과정에 대한 비난이 각종 인터넷사이트에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친노 그룹 내에서도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 “이럴 때일수록 더 뭉쳐야 한다”는 지지자들 내부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여권의 핵심 기반이었던 인터넷 매체들도 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노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었던 ‘오마이뉴스’가 이라크 파병 강행 방침에 대해 ‘파병철회 국민청원 서명운동’을 전개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이를 놓고 ‘오마이뉴스’와 ‘서프라이즈’가 한바탕 논쟁을 벌였다. 또 ‘서프라이즈’ 서 대표의 스캔들에 대해서도 인터넷 매체들이 적극적으로 비판에 나서고 있다.

열린우리당 유시민(柳時敏) 의원은 진보 성향의 일부 신문이 서 대표 부인의 청탁사건과 장복심(張福心) 의원 비례대표 로비의혹에 대한 자신의 발언을 비판하자 몇몇 언론의 열린우리당 공천 과정에서의 청탁 사례까지 공개하며 역공에 나서기도 했다.

노 대통령 지지층의 붕괴 조짐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접하면서 열린우리당 내 단결을 촉구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뚜렷해지고 있다. 6일 열린 중진자문회의와 원내대책회의에서는 현 위기 상황에 대한 당의 적극적 대처와 자성을 바라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민병두(閔丙두) 당 기획위원장은 “민생과 반부패를 양 날개로 삼아 분위기 일신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여권 내부의 분열과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당-정-청 시스템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모아졌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남이 청탁하면 안되고 당신은 괜찮나”▼

부인의 교수임용 청탁 사실이 드러난 서영석 전 서프라이즈 대표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서 전 대표가 서프라이즈에 공개 사과문을 올린 5일 저녁 이후부터 6일까지 수백건의 댓글이 올라왔다. 댓글은 서 전 대표의 태도를 비판하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NGR’인 네티즌은 “처음부터 간결하게 사실을 밝히셨으면 좋았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차츰 수위를 조절하며 한 발씩 뒤로 물러나시는 모습을 보며 내내 끝이 좋지 않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고 비판했다.

‘닉네임’이란 필명의 네티즌은 또 “당신들이 얘기하는 ‘수구꼴통’이 그런 짓하면 죽일 짓이고, 당신네들이 하면 감싸줄 만한 일이라는 이중 잣대가 당신들의 전매특허품”이라며 “무엇보다 기막힌 일은 정동채 장관 하나 살리려고 참 여러 사람을 인격파탄자로 만들고 있다”고 청와대의 진상 조사결과를 비판했다.

이 밖에 “한 사람(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은 자살했는데, 개혁의 주체인 너는 다른 사람보다는 열 배의 책임을 져야 할 것 아니냐”(ID ‘부부가 함께 가야지’)는 등의 비판이 줄을 이었다.

서 전 대표 지지자들의 의견도 일부 눈에 띄었다. ID가 ‘흠..’인 네티즌은 “지금은 그냥 죽은 듯 엎드려 있으면 자연스레 조용해집니다”며 “이쯤에서 쓰러지면 개혁반대세력들은 쌍수 들고 춤추겠지만…”이라고 적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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