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도진지 증설은 이라크전쟁 당시 미군이 스텔스 전폭기 등으로 하루 800여회의 정밀폭격을 가했던 점을 고려해 대비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군 소식통은 “최근 스텔스 전폭기 대대(10여대)의 한국 배치 때문에 북한의 진지구축 움직임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미군은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핵시설과 야포·미사일 기지를 하루 만에 완전히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영길(曺永吉)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 ‘국방업무보고’를 통해 북한이 대포동 2호 등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위한 엔진시험을 강행하고 있고 중거리 탄도미사일도 생산 배치 중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북한은 영변 핵 원자로도 계속 가동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대포동 2호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1만km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북한이 지난해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3000∼4000km에 이르는 것으로 국방부는 분석했다. 이 경우 괌과 하와이도 사정권에 들게 된다.
1998년 시험 발사된 대포동 1호(사거리 1600∼2200km)는 아직 실전에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남한 수도권을 겨냥한 휴전선 일대 240mm 방사포 400여문의 정확성과 사거리를 개량하고 있으며, 전방부대에 배치한 전차 ‘천마호’(러시아 T-62전차를 모방) 40여대의 성능 개량사업도 진행 중이다.
국방부는 “북한이 내년을 ‘주한미군 철수 원년의 해’로 정한 만큼 앞으로 한미 양국간 갈등을 획책하고, 남한 내 친북세력 강화를 통해 국민의 안보의식을 약화시키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장관은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이뤄낸 서해상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책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실무회담을 정례화하고, 2000년 9월 이후 중단된 제2차 남북국방장관회담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국방위에 보고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