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핵심 관계자는 친서의 핵심 내용이 ‘한국의 이라크 추가 파병 확정에 대한 감사와 김선일씨 피살 사건에 대한 애도’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라이스 보좌관의 이번 방한은 철저하게 ‘한미동맹 관계의 강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스 보좌관은 부시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문하지만 한국 체류 시간은 4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그가 이번에 만나는 한국측 인사도 노 대통령, 권진호(權鎭鎬)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 등 3명뿐이다.
정부 내에선 라이스 보좌관의 방한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방한 결과가 한미동맹 강화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외교부의 한 당국자는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의 ‘간접 정상회담’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7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례적으로 ‘한미동맹 관계의 지속적 균열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내용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보고서를 공개한 것도 ‘라이스 보좌관 맞이용’이란 관측이 많다.
정부는 이번에 라이스 보좌관에게 북한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되는 현안은 주한미군의 성격 변화와 감축 및 재배치 문제. 정부 내부에선 “라이스 보좌관이 한미동맹 강화 차원에서 ‘주한미군 감축 시기 연기’란 의외의 선물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는 낙관론과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할 수도 있다”는 신중론이 교차하고 있다.
한미관계 전문가인 임병규(林炳圭) 미국변호사는 “이번 방한은 대외적으로 한미동맹 관계가 튼실하다는 것을 과시하는 계기가 돼 경제적으로도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라크 추가 파병 반대 운동이 확대되는 등의 반작용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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