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호씨-대사관 돈거래 몇번 더있었다”

  • 입력 2004년 7월 9일 18시 44분


김선일(金鮮一)씨 피살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감사원은 김씨 피살이 이라크 내에서의 기독교 선교활동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대한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9일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이 무장세력과의 협상 내용에 대해 일절 밝히지 않고 있으나 김씨 피살이 이라크 선교활동과 연관됐을 것이라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어 12일 3차 조사에서 이를 추궁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김 사장이 △사건 초기 김씨 실종사실을 교회 관계자 외에는 일절 외부에 알리지 않은 점 △교회 관계자들을 통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한 점 △사태 수습과정에서도 형 비호씨와 현지 및 국내의 교회 관계자들과 주로 상의한 점으로 미뤄볼 때 이라크 선교활동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감사원의 다른 관계자는 “김 사장은 2차 조사에서 협상내용에 종교문제가 포함됐는지를 묻자 ‘머리가 아프다. 쉬고 싶다. 병원에 가봐야겠다’면서 조사에 비협조적이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무장단체들이 이라크 내 기독교 선교활동을 중지하라고 요구하자, 김 사장이 이를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사태가 꼬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위를 캐고 있다.

한편 9일 귀국한 문태곤 이라크 현지조사단장(감사원장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협상을 맡았던 이라크인 여자 변호사는 팔루자 지역을 한 차례 방문해 무장단체들과 접촉하려고 했으나 직접 만나지는 못하고 간접 협상을 했다”면서 “김 사장이 다시 무장단체와 만날 것을 요청했으나 안전문제 때문에 전화로만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문 단장은 “주이라크 대사관과 김 사장간의 자금거래가 한 번밖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며 “전시사태라는 특수상황이지만 정상적인 거래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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