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상봉 예정대로 열려…다른 남북행사는 차질

  • 입력 2004년 7월 11일 18시 54분


문재인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11일 금강산에서 함경남도 흥남이 고향인 어머니 강한옥씨(77·왼쪽)와 함께 생면부지의 막내이모 강병옥씨(55)를 만났다. 문 수석을 포함한 남측 이산가족 상봉단 471명은 이날 제1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장에서 북측 가족들을 만나 분단의 아픔을 달랬다.-금강산=신원건기자
문재인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11일 금강산에서 함경남도 흥남이 고향인 어머니 강한옥씨(77·왼쪽)와 함께 생면부지의 막내이모 강병옥씨(55)를 만났다. 문 수석을 포함한 남측 이산가족 상봉단 471명은 이날 제1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장에서 북측 가족들을 만나 분단의 아픔을 달랬다.-금강산=신원건기자
김일성 주석의 10주기 조문 문제로 일부 민간단체의 방북과 남북 당국간 회담이 연기되는 등 남북관계가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제1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11일 오후 단체상봉을 시작으로 예정대로 진행됐다.

남측 이산가족 상봉단 471명은 이날 금강산에서 50여년간 헤어졌던 북측 가족을 만나 이야기꽃을 피우며 지난 세월의 아픔을 달랬다.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은 함경남도 흥남이 고향인 어머니 강한옥씨(77)와 함께 생면부지의 막내이모 강병옥씨(55)를 만났다.

문 수석은 “이모님, 제가 조카 문재인입니다”라고 어색하게 말문을 열었다. 이모가 아무 말 없이 어머니와 부둥켜안은 채 연신 눈물만 흘리자 문 수석도 결국 눈물을 떨궜다. 문 수석은 “어머니 가족들이 모두 돌아가시기 전에 어머니가 이렇게 이모를 만나 염원의 1만분의 1이라도 풀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또 이번 상봉단에는 김영삼 정부에서 국가안전기획부 해외담당 차장을 지낸 이병기(李丙琪·58)씨가 포함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 전 차장이 만난 고모 이순덕씨(71)는 경기여고 3학년이던 6·25전쟁 중 서울대 병원에서 북한군 부상자 치료를 돕다가 북한군이 후퇴하면서 북으로 건너갔다. 이씨는 “김일성종합대를 최우등 졸업한 뒤 김형직대 교수를 거쳐 인민대학습당 연구사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탤런트 김무생씨는 이날 어머니 형제 중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북쪽의 외삼촌 장경수씨(79)를 만났다.

남측 상봉단은 이날 오후 금강산 온정각에서 단체상봉에 이어 저녁 식사를 겸한 환영만찬 시간을 통해 재회의 기쁨을 맛봤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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