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이산가족 상봉단 471명은 이날 금강산에서 50여년간 헤어졌던 북측 가족을 만나 이야기꽃을 피우며 지난 세월의 아픔을 달랬다.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은 함경남도 흥남이 고향인 어머니 강한옥씨(77)와 함께 생면부지의 막내이모 강병옥씨(55)를 만났다.
문 수석은 “이모님, 제가 조카 문재인입니다”라고 어색하게 말문을 열었다. 이모가 아무 말 없이 어머니와 부둥켜안은 채 연신 눈물만 흘리자 문 수석도 결국 눈물을 떨궜다. 문 수석은 “어머니 가족들이 모두 돌아가시기 전에 어머니가 이렇게 이모를 만나 염원의 1만분의 1이라도 풀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또 이번 상봉단에는 김영삼 정부에서 국가안전기획부 해외담당 차장을 지낸 이병기(李丙琪·58)씨가 포함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 전 차장이 만난 고모 이순덕씨(71)는 경기여고 3학년이던 6·25전쟁 중 서울대 병원에서 북한군 부상자 치료를 돕다가 북한군이 후퇴하면서 북으로 건너갔다. 이씨는 “김일성종합대를 최우등 졸업한 뒤 김형직대 교수를 거쳐 인민대학습당 연구사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탤런트 김무생씨는 이날 어머니 형제 중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북쪽의 외삼촌 장경수씨(79)를 만났다.
남측 상봉단은 이날 오후 금강산 온정각에서 단체상봉에 이어 저녁 식사를 겸한 환영만찬 시간을 통해 재회의 기쁨을 맛봤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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