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는 이날 대표최고위원 출마 회견을 마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가 수도 이전과 관련해 본보와 조선일보의 보도내용을 맹비난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표가 그동안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수도 이전이 아니라 경제와 민생이다”라고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노무현 대통령이 수도 이전과 관련한 언론 보도보다는 경제와 민생에 더 매달려야 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그는 또 11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나라당이 언제 수도 이전에 정면으로 반대한다고 했느냐. 우리가 요구한 것은 이 문제를 충분히 검토해 보자는 것이었다”며 “노 대통령의 발언은 결국 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을 막겠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국민의 60%가 타당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만큼 비용 등의 문제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며 “필요하면 대통령과 만나서 (수도 이전 문제를) 얘기할 수 있으며 대통령과 정부가 먼저 문을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덕룡(金德龍) 대표권한대행은 이날 김병준 대통령정책실장의 발언에 대해 “국민의 다수가 반대하는 데 대통령을 모시고 있는 청와대 참모가 말장난을 해서야 되겠는가”라며 “청와대 참모는 국민을 상대로 말장난을 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정책이 잘못되지 않도록 충언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선교(韓善敎) 대변인도 논평에서 “노 대통령과 여권은 불필요한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지금이라도 즉각 수도 이전 타당성 재검토 작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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