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변호사는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의 잘못된 불신풍조 때문에 재조사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며 “재조사는 국력과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안 변호사는 “김현희씨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북한의 실상을 자세하게 이야기했다”며 “북한 출신이 아니라면 왜 지금껏 김씨를 안다고 주장하는 친구나 친척이 남쪽에서 한 명도 나오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사고가 나기 1∼2년 전 모 부처 차관의 아들이 오스트리아 빈으로 여행을 갔다가 납북된 사건이 있었는데 김씨한테 그 아들의 행적을 물었더니 ‘(북한의) TV에서는 월북했다고 선전을 했다’고 말하면서 나는 기억이 나지 않던 차관 아들의 이름까지 이야기하더라”고 소개했다.
안 변호사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에게 김씨의 일본어 교사인 이은혜씨의 납치 사건에 대해 사과한 것을 예로 들면서 “수사 당시 김씨가 이씨에게서 일본어를 배웠다고 진술했는데 그 진술이 시간이 지나면서 사실로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이 “김씨가 공개 석상에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안 변호사는 “김씨가 거짓말은 하지 않을 테니 해도 문제가 없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당시 김씨가 범행에도 불구하고 달아나려 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안 변호사는 “의심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달아나려 했다고 바꿔 생각할 수 있지 않느냐”며 “의심하려고 들면 끝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가 청산가리를 먹고도 살아났다는 의혹에 대해 그는 “당시 김씨가 공항에서 위조여권이 발각되자 청산가리를 먹으려고 했지만 공항 경비원이 제지해 목숨을 살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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