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이전, 대통령 신임 연계로 與 할 말 못해"

  • 입력 2004년 7월 15일 1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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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원로들은 15일 정부의 '신행정수도 졸속이전'을 반대하며 국민여론 수렴을 재촉구 했다.

서경석(徐京錫) 목사, 송월주(宋月珠) 스님등 10여명은 이날 서울 중국 태평로 뉴국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가 원로들의 진심어린 충고를 정치적으로 몰고 가는 것에 대해 당혹스럽다"며 "신행정수도의 졸속추진을 중단하고 국민들의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국민적 토론을 촉구한다"밝혔다.

이들은 또 "정부가 또다시 적절한 응답을 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대응한다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모아 '수도이전 졸속추진 반대 국민운동본부'를 결성해 조직적으로 저항하고 국민투표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대통령이 수도이전문제를 자신의 불신임과 연계시키기 때문에 여당 의원들도 자유롭게 발언할 수 없는 것"이라며 "야당 역시 반대만을 할 것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관련해 "헌법소원은 절차적 합헌성을 따지는 것이므로 수도이전 문제를 헌재 결정에만 의존하려하지 말고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생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국민투표에 대해서는 "투표를 실시하면 충청권과 비충청권의 대결양상으로 갈려 국론분열을 부추길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러나 정부가 의견수렴과정을 끝내 거부한다면 불가피하게 국민투표를 요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이날 '수도이전 졸속추진 반대 국민운동본부'의 결성에 관한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정부와의 갈등만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일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일단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에 앞서 8일 사회 각계의 인사 133명의 서명을 받아 정부의 일방적이고 무리한 수도 이전은 재고돼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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