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은 분임 토의를 한 뒤 중점 추진과제를 발표했으나 당초 예상과는 달리 열띤 토론이나 정부 정책을 둘러싼 공방은 눈에 띄지 않았다.
여권이 주도하는 언론개혁의 주무 상임위인 문광위는 ‘언론개혁 완수와 방송통신 융합구현’ 등을 과제로 내세우며 구호를 외쳐 눈길을 끌었다.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관련 예산이 추가경정에서 60억원 삭감됐다”고 불만을 토로한 뒤 “만들자 일터, 가꾸자 자연, 지키자 예산”이라는 엉뚱한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재경위 정무위 등 경제 관련 상임위 의원들은 “민생 경제를 살리자” “시장개혁 민생안정” 등의 비슷한 내용의 구호를 외쳤다.
이에 앞서 개원 국회에 대한 결산 토론에서는 일부 의원이 여권의 정신 재무장을 촉구하는 등 자성론이 일기도 했다
정세균(丁世均) 의원은 최근 당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이렇게 추락한 경우는 아마 (우리 정치사에) 없을 것이다. 이는 당-정-청의 합작품”이라며 “여권의 이완현상이 중첩되면서 정국 주도력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국민은 여당에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만 이를 불평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부겸(金富謙) 의원도 “우리가 개혁하는데 ‘왜 국민이 몰라주는 거야’ ‘왜 언론이 씹는 거야’라는 수준의 문제의식은 이 시대를 위임받은 사람들의 자세로서는 부족하다”며 “우리가 개혁이라는 구호만 던졌지 반대세력을 설득하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편 가르기는 없애야 한다”고 말해 의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편 유시민(柳時敏) 의원은 “현안을 이해하는 이론적 배경이 있는지에 대한 탐색을 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4년 동안 잡탕 정당이라는 말을 들을 것”이라며 소속 의원들의 현안 이해력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워크숍 이후 가진 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에서 최근 당 지지도 하락과 관련해 “국민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음을 솔직히 시인하고 당원들과 직접 만나는 전국 순회투어를 개최하겠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또 특정 사안과 관련해 당 의장 등 주요 당직자에게 당원들이 직접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는 당원소환제의 도입을 검토키로 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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