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남북장성급회담 무산…군사협력 표류하나

  • 입력 2004년 7월 19일 18시 55분


“빨리 달궈진 쇠는 그만큼 빨리 식는다더니….”

19일 남북장성급회담의 제3차 실무대표회담이 북한측의 무응답으로 결국 무산되자 정부 관계자들은 ‘남북군사대화의 급랭’을 이같이 우려했다.

군 일각에선 “14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월선한 북측 경비정에 경고용 함포사격을 한 데 대한 북측의 항의는 일시적일 것”이란 분석도 있지만 “냉각기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남북군사대화 표류의 원인과 전망=남북간 군사대화는 2000년 9월 첫 남북국방장관회담 이후 ‘표류’하다가 올해 5월 26일 제1차 남북장성급회담 개최로 급진전됐다.

지난달 2일 2차 장성급회담에선 ‘서해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분계선(MDL) 지역의 선전활동 중단 및 선전수단 제거’에 대한 전격 합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 북측 선전물 철거 작업이 시한을 넘겨 지연됐기 때문.

19일 3차 실무대표회담은 선전물 철거 경과를 서로 보고하고 그것을 확인하는 수단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따라서 북측으로선 테이블에 앉기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다는 관측이 많다.

남측 협상단이 북측의 회담 거부 이유가 단지 이번 함포사격 사건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 판단하는 근거도 이 때문이다. 한 협상 관계자는 “북측 야전부대에선 남한에 대한 적개심이 여전히 강해 장성급회담의 합의사항 이행 지시가 잘 먹히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군 일각에선 “최근 북한 경비정의 잇단 NLL 침범도 남북군사대화 결과에 불만을 가진 북한 군부 내 강경파의 ‘의도적 도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른 남북대화에 미치는 영향은=정부는 남북안보대화의 급랭이 다음달 3∼6일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제15차 남북장관급회담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19일 “현재로선 장관급회담에 대해 북한이 어떤 언급도 없다”며 “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것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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