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全大]스트레칭… 태극기 들고… 후보들 단상 이벤트

  • 입력 2004년 7월 19일 18시 55분


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5000여명의 대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뜨거운 함성과 함께 시작됐다.

대표최고위원과 4명의 최고위원을 뽑는 이날 전대에서 출마한 후보들은 한결같이 노무현(盧武鉉) 정부를 신랄히 비판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박근혜 후보는 “이 정부는 간첩을 민주화인사라고 한다. 피를 토할 일이다. 대한민국은 가서는 안 될 위험한 길을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강두(李康斗) 후보는 “노무현 정부와 여당은 개혁정치가 아니라 개판정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이규택(李揆澤) 후보는 “노 대통령은 간첩을 민주화 투사로 둔갑시키는 등 국민을 상대로 광(狂)박을 하고, 수도 이전과 관련해 도박과 협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희룡(元喜龍) 후보는 “정치생명을 걸고 한나라당의 보수적 이념의 몸통을 지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고 김영선(金映宣) 후보는 “새로운 한나라당, 발전하는 한국의 미래를 제시하는 수권정당으로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정의화(鄭義和) 후보는 “한나라당은 집권 전략도 당론도 야당성도 없이 여당에 질질 끌려가고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해 달라”고 호소했고 곽영훈(郭英薰) 후보는 “정권을 찾고 나라를 살리기 위해선 당의 화합을 이뤄낼 사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각 후보는 연설 도중 독특한 이벤트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이강두 후보는 단상에 올라 “낭창낭창한 허리에 젊은 오빠입니다”며 스트레칭을 선보였다. 이규택 후보는 넥타이와 와이셔츠를 갑자기 풀어헤치면서 강한 야당을 강조했다. 김영선 후보는 원고 없이 단상을 돌아다니며 연설을 했고 원희룡 후보는 큰절을 했다.

이날 전대의 최대 관심사는 2위와 탈락자 2명이었다. 박근혜 후보의 대표최고위원 당선은 일찌감치 예견됐기 때문이다.

2위 자리를 놓고 당초 이강두 원희룡 후보가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원 후보가 사전 여론조사와 인터넷 투표에서 큰 차이로 다른 후보를 앞서면서 2위 자리를 굳혔다. 또 김영선 후보는 예상과 달리 전대 연설에서 대의원들의 큰 호응을 얻어 3위를 차지했다. 이강두 후보는 4위, 이규택 후보는 5위를 각각 차지해 이들은 모두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한편 이날 전대에서는 이전과 다른 모습들이 연출됐다. 우선 단상에 당 중진들의 의자가 없어졌다. ‘서열을 파괴한다’는 취지에 따라 발표를 하거나 공연을 하는 당직자만이 순서에 따라 단상으로 올라갔다.

의원들의 직접 행사 참여도 화제가 됐다. 정두언(보컬) 심재철(색소폰) 박형준(기타) 정문헌(드럼) 김희정 의원(키보드) 등 5명의 의원은 록밴드 ‘드림 2007’을 결성해 이날 전대에서 ‘젊은 그대’ ‘태극기 휘날리며’ 등 인기곡을 열창해 대회장을 달궜다.

개표가 끝난 뒤에는 출마한 모든 후보자가 단상에 나와 천막당사 시절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희망과 새로운 각오의 메시지를 담은 타임캡슐 봉인식을 가졌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