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한국인에 항구적 비자면제 검토”…韓日정상회담

  • 입력 2004년 7월 21일 18시 25분


노무현 대통령(오른쪽)은 21일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문제 등 양국의 주요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한일 양국은 정상간 격의 없는 회담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박경모기자

노무현 대통령(오른쪽)은 21일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문제 등 양국의 주요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한일 양국은 정상간 격의 없는 회담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박경모기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21일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에 대해 항구적인 비자 면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한일 국교정상화 40주년인 내년 3월부터 9월까지 일본 아이치(愛知)현에서 열리는 만국박람회 기간 중 잠정적으로 비자를 면제하기로 했다”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잠정적이지 않은 항구적인 비자 면제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 대통령은 한일 양국간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나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를 갖고 계속 논쟁하는 것은 양국 국민의 감정만 자극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내 임기 동안에는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인 의제나 쟁점으로 제안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이 문제는 양국간 활발한 민간 교류를 통해 양국 국민의 인식차가 좁혀지고 해결 방안이 나와서 공감대가 높아져야 한다”면서 “그것을 토대로 양국 정부가 새로 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반복해서 이 문제를 거론할 경우 일본 국민은 ‘도대체 사과를 몇 번이나 하라는 것이냐’고 생각할 것이고, 그러는 한 정부간 합의는 어렵다”며 “이 문제는 일본 정부와 국민의 인식 변화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일본 내부에서 합리적인 좋은 지혜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남북정상회담 추진 문제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하느냐 마느냐는 하는 데는 북한 핵문제와 남북관계의 진전에 얼마만큼 도움이 되느냐는 판단이 앞서야 한다”며 “지금은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답방을 기대하거나 강하게 종용하기엔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귀포=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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