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는 21일 저녁 서울 삼성동 자택을 개방해 출입기자들과 허물없이 폭탄주 ‘러브 샷’을 했다. 출입 기자들에게 자택을 개방한 것은 2002년 1월 후 2년6개월 만이다.
정국 현안에 대해서도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강한 어휘를 구사하며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여(對與) 전면전이란 표현도 그렇지만 “볼장 다 본 것 아니냐” “본색을 드러냈다”는 식의 직설법을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취임 후 박 대표는 특히 자신의 리더십을 공개 비판한 비주류 의원들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19일 기자회견에선 “옳은 명분인데도 같이 안한다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라고 직격탄을 날렸고, 21일 기자들과의 만찬에선 “상상을 해서 ‘이러면 이럴 것이다’는 식으로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나라의 정체성 문제는 정말 중요하고 이제야말로 색깔이 뭔지 분명히 밝혀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이전의 신중함과는 사뭇 다른 자세였다.
이처럼 박 대표의 달라진 행보엔 일단 당권을 장악한 만큼 ‘박근혜 색깔’을 분명히 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한 측근은 “3월 전당대회 후 100일간은 과도체제였고, 이제부터 박 대표가 당을 확실히 챙기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박 대표는 이날 저녁 서울 올림픽공원 야외무대에서 열린 가수 이승철 콘서트를 관람했다. 박 대표의 콘서트 관람은 19일 이승철씨가 박 대표의 대표최고위원 당선을 축하하면서 보낸 온라인 초청장을 박 대표가 흔쾌히 받아들여 성사됐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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