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우리는 여당의 友黨아닌 右黨”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천영세 의원단 대표(왼쪽)가 22일 열린우리당 영등포 당사로 신기남 의장을 방문해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양측은 이라크 추가 파병과 국회운영문제를 놓고 공방을 펼치는 등 큰 시각차를 보였다. -김경제기자

민주노동당 김혜경(金惠敬) 대표와 천영세(千永世) 의원단 대표가 22일 열린우리당 영등포 당사를 방문해 신기남 의장을 만났다. 40분에 걸친 회동 내내 뼈있는 얘기가 오가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라크 파병 문제와 관련해 김 대표는 “명분 없는 전쟁을 미국의 요청에 의해 쉽게 받아들여 우리 국민의 안녕을 해치는 일을 꼭 해야 하느냐”며 정부의 추가파병 계획을 비판했다.

이에 신 의장은 “테러단체에 굴복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일이며, 이는 더 큰 희생을 불러올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천 대표는 “영화 ‘화씨 9/11’을 꼭 보라. 노무현 대통령도 후일 역사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양당의 정체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신 의장은 “민노당의 정체성은 개혁이다. 날카로운 비판은 있어야 하나 개혁과제에 도움을 주는 방향이 돼야 한다”며 최근 민노당이 한나라당과 공조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을 은근히 꼬집었다.

천 대표는 이에 “열린우리당이 민주노동당을 우당(友黨)이라고 하는데, 우당의 ‘우’는 ‘벗’이 아니라 본회의장에서 여당의 ‘오른쪽’에 있다는 뜻 같다. 과반 여당이 왜 그렇게 옹졸하고 폐쇄적으로 국회를 운영하느냐”면서 원내교섭단체 구성 문제 등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