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거의 2주에 한번꼴 침범 NLL 무력화 노리나

  • 입력 2004년 7월 22일 18시 58분


최근 북한의 서해북방한계선(NLL) 침범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 이를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22일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들어 21일까지 16차례나 NLL을 침범했다. 지난해 침범 건수는 23차례였다. 거의 2주에 한번꼴 침범한 셈이다.

지난달 초 남북이 제2차 남북장성급회담에서 서해상의 우발적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핫라인 설치에 합의했음에도 우리 해군이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해군의 한 관계자는 22일 “북한이 NLL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한 어떤 방지책도 우리 장병들의 생명을 담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NLL은 1953년 7월 27일 유엔군과 북한이 맺은 정전협정에 따라 그어졌다. 당시 정전협정 2조는 황해도-경기도의 경계선 북서쪽에 있는 섬 중 백령도 연평도 등 5개 섬을 남측 통제하에, 나머지 섬을 북측 통제하에 두는 것으로 규정했다.

같은 해 8월 30일 유엔군사령관은 이 조항을 명확히 하기 위해 구체적인 NLL을 처음 설정했다. 이는 북한이 NLL을 ‘남측이 일방적으로 정한 군사분계선’이라고 몰아붙이는 이유이다.

그러나 북한은 1973년까지는 NLL에 대해 이의를 전혀 제기하지 않았다.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할 때도 ‘남북의 해상 불가침 경계선은 앞으로 계속 협의하되 그 전까지는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해 온 구역으로 한다’는 데 북한은 동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NLL 침범은 계속됐고 결국 1999년 6월 연평해전이 터졌다. 북한은 같은 해 9월 2일 ‘조선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이라는 것을 선포했다. 북측과 남측 섬들의 중간지점을 이은 이 군사분계선은 NLL 남쪽으로 최대 27.7km나 떨어진 우리 수역조차 북측 수역에 포함시킨 것으로 NLL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

북한 서해함대 사령부는 2000년 3월 23일 ‘서해 5도 통항질서’를 발표해 백령도와 연평도 지역에 사는 남측 주민들을 고려해 남측 해역에서 두 지역으로 갈 수 있는 폭 2마일(3.7km)의 통행수로 2개를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는 남측 통제하에 있는 수역이지만 북한이 생색만 낸 것이다.

북측은 자신들이 설정한 해상군사분계선을 강경하게 주장하고 있다.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들이 오히려 남측 함정에 “내려가라”고 요구하는 일도 자주 발생한다.

해군 관계자는 “육지의 휴전선에는 철책이 3중으로 쳐져 있지만 바다에는 아무 것도 없다”며 “핫라인만으로는 북한의 NLL 침범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