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김 “내 수난은 외교적 미숙 탓”…자서전 출간

  • 입력 2004년 7월 23일 18시 24분


‘나는 나의 조국 한국을 사랑하는 아주 평범한 사람입니다.’(로버트 김이 보낸 편지의 한 대목)

국가기밀누설죄로 미국 연방교도소에 수감됐다가 현재 가택연금 상태인 로버트 김(64·한국명 김채곤·사진)의 자서전 ‘집으로 돌아오다’(한길사)가 23일 출판됐다.

로버트 김 후원회는 이날 “27일 로버트 김의 석방을 앞두고 그가 미처 밝히지 못한 이야기를 담아 책으로 묶었다”며 “로버트 김은 허가 없이 저술활동 등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전기작가가 대신 1인칭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책을 펴냈다”고 설명했다.

이 자서전에는 로버트 김의 인생 역정과 사건 당시의 정황, 재판 과정 등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로버트 김은 자서전에서 “미국과의 중요한 정보공유 체제에서 밀려나 있는 한국의 상황이 항상 안타까웠다”고 정보를 건넬 당시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또 자신의 체포와 수감에 대해 “외교적 미숙함의 결과물”이라며 그동안 ‘공모자 없는 공모죄’로 외롭게 싸워야 했던 서운함도 내비쳤다.

“내가 체포되자 김영삼 정부는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뗐고, 나도 인간인 이상 그들의 태도에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

또 출소를 앞두고 부모님을 잇달아 잃은 아픈 심경과 전자감응 센서로 인해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가택연금의 괴로움도 함께 담았다.

후원회는 “로버트 김은 석방되더라도 3년간 보호관찰을 받아야 하지만 많은 국민의 응원이 그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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