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대법관 첫 제청]김영란 판사 일문일답

  • 입력 2004년 7월 23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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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대법관 후보자로 제청된 김영란 대전고법 부장판사는 23일 “대법관 후보로 제청된 것만으로도 영광스럽지만 여러 가지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부장판사는 “아직 인사 청문회를 통한 국회 동의 등 거쳐야 할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대법관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기는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법관으로 제청된 소감은….

“아직 거쳐야 할 절차가 많기 때문에 소감을 말할 처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그때 가서 소감을 밝히겠다.”

―언제 제청사실을 알았나.

“오늘 오전에 손지열(孫智烈) 법원행정처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대법원이 제청 이유로 여성 및 소수자 보호, 대법원 구성 다양화 등을 들었는데….

“나도 대법원의 발표를 보고 그런 내용을 알았다. 그런 것들은 모든 판사들이 보호해야 할 법익(法益)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왜 제청됐는지) 스스로 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법관으로 있으면서 내린 판결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언론에도 많이 보도됐는데 지난해 5월 판결했던 ‘왕따 학생’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집단따돌림에 대한 책임은 가해자에게만 물어야 하며 따돌림을 당한 피해자 학생에게 ‘따돌림을 유발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판결.)

―시민단체 등에서 ‘진보 개혁적 성향의 법관’으로 평가하는데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좋게 봐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웃음)

―평소 법관으로서의 소신이나 장점은….

“배석판사들로부터 ‘소송 당사자들의 얘기를 잘 듣는 편’이라는 말을 듣곤 했다. 최소한 당사자들이 무슨 주장을 하는지 듣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대법관으로 최종 임명되면 개선하거나 신경 쓰고 싶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 조배숙(趙培淑) 의원과 동기동창인데….

“고등학교, 대학교 모두 동기이고 친하게 지내고 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이라도 만나려고 노력한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김영란 판사 약력▼

△1956년 4월 28일 부산 생

△경기여고-서울대 법대

△사시 20회(1978)

△서울민사지법 판사(1981)

△서울가정법원 판사(1983)

△서울동부지원 판사(1986)

△부산지법 판사(1987)

△수원지법 판사(1988)

△서울남부지원 판사(1990)

△서울고법 판사(1991)

△대법원 재판연구관(1993)

△수원지법 부장판사(1998)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1999)

△사법연수원 교수(2000)

△서울지법 부장판사(2001)

△대전고법 부장판사(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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