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군심 달래기…2함대 사령부 방문

열린우리당 신기남(辛基南) 의장이 26일 최근 해군의 '보고 누락 파문' 진원지인 경기 평택의 해군 제2함대 사령부를 방문했다. 파문 직후 당 내에서 불거진 군 문책론으로 여권과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판단한 군심(軍心) 달래기 용 행보였다.

신 의장은 이날 서양원 2함대사령관으로부터 현황 보고를 들은 뒤 지휘부와 오찬 간담회를 갖고 "해군의 북한 경비정에 대한 경고 사격은 작전 예규에 따른 적절한 대응이었다"며 "보고 누락에 따른 문책은 일단락되어야하며 우리당도 그렇게 하겠다"며 사태의 확산을 차단했다. 그는 이어 "(보고 누락에 대한) 책임을 묻더라도 정도에 맞게 해야 하며 문책 못지않은 격려와 군의 사기 앙양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보고 누락과 군의 대북관에 대해서는 경고의 메시지도 던졌다. 신 의장은 "보고 누락은 있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이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거쳐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한다"며 "대통령의 관대한 처분이 있었다고 해서 유야무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 군의 평화 의식 고취가 중요하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을 넘어 성숙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남북통일이 멀지 않은 만큼 우리의 압도적인 능력을 바탕으로 마음 놓고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추구할 수 있다"며 군의 '대북 시각 교정'을 촉구했다.

이에 서 사령관은 "불필요한 교전과 전쟁을 막는 것이 (군의) 가장 큰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장병만큼 교전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없다"고 화답했다.

신 의장은 이어 2002년 서해교전 당시 북측의 사격을 받고 침몰된 뒤 53일 만에 인양, 사령부 내 전시되어 있는 참수리-357호 경비정을 둘러보고 서해교전 전적비에 헌화했다. 그는 해군 장교로 복무했던 경험을 살려 "우리 20㎜ 발칸포로 이길 수 있었을 텐데. (북이) 선제공격을 하다니, 이런 나쁜 놈들…"이라며 잠시 회상에 잠기기도 했다.

서 사령관은 2시간여의 방문을 마치고 귀경하는 신 의장에게 "격려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방문에는 열린우리당 안영근(安泳根) 제1정조위원장 등이 수행했다.

평택=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