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2진 241명 도착]겨울옷…선글라스…복장 다양

  • 입력 2004년 7월 28일 18시 55분


28일 한국에 도착한 탈북자 2진이 숙소로 이동하는 도중 버스에 타고 있던 한 어린이가 환한 웃음을 지으며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들고 있다(왼쪽). 버스에 타고 있는 한 남성 탈북자는 커튼을 조금 열고 손으로 V자를 그려 보이고 있다.- 인천=김미옥기자
28일 한국에 도착한 탈북자 2진이 숙소로 이동하는 도중 버스에 타고 있던 한 어린이가 환한 웃음을 지으며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들고 있다(왼쪽). 버스에 타고 있는 한 남성 탈북자는 커튼을 조금 열고 손으로 V자를 그려 보이고 있다.- 인천=김미옥기자
27일에 이어 28일에도 대규모 탈북자가 관계당국의 철저한 보안 속에 입국해 경기 안산시의 한 공공기관 연수원으로 이송됐다.

동남아의 한 국가에서 머물고 있던 탈북자 241명은 대한항공 특별기를 타고 이날 오전 9시반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탈북자들은 일반 승객이 이용하는 탑승구가 아닌 활주로 북쪽 끝의 주기장에서 간단한 신원 확인과 약식 통관 절차를 거쳐 30여분 만에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들은 대부분 캐주얼 차림이었으며 일부는 손가방 등 간단한 짐을 들고 있었다. 그러나 한 여성은 겨울옷을 그대로 입고 있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5시간가량의 비행 동안 7, 8명은 너무 긴장한 탓인지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였다고 한 승무원은 전했다.

비행기 안에서는 평소 외화를 방영하는 것과 달리 한국의 역사유물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한국의 단청’ 등이 방영됐고 30여명의 어린이에게는 모형자동차와 수첩, 그림놀이 책자 등이 선물로 제공됐다.

승무원 안혜란씨(25·여)는 “승무원에게 껌을 건네는 할머니가 있을 정도로 대부분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며 “선글라스를 끼거나 옅은 화장을 한 멋쟁이도 꽤 있었다”고 말했다.

비행스케줄을 29일에서 갑자기 하루 앞당겨 승무원조차 탈북자를 수송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을 정도로 이번 ‘수송작전’은 극비리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버스 6대에 나눠 탄 이들은 1시간반 정도를 달려 전날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한 탈북자 227명이 머물고 있는 장소로 이송됐다.

버스에서 내린 탈북자들은 빠른 걸음으로 숙소로 이동하는 등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연수원에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경찰이 10여m 간격으로 배치되는 등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

연수원 관계자는 “연수원 직원과 탈북자들의 식사시간이 달라 탈북자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다”며 “27일 들어온 탈북자들은 지금까지 한번도 숙소 밖으로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탈북자들은 한 달 정도 관계당국의 합동신문을 받은 뒤 탈북자 정착지원 시설인 하나원으로 옮겨져 두 달가량 정착지원 교육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안산=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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