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與의원 너무 많이 뽑아줘 되레 역차별”

열린우리당 신기남(辛基南) 의장, 홍재형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가 지난주 광주 전남지역 방문에 이어 28일 충청지역 민심 탐방에 나섰다. 수도 이전 공약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당원 및 지지자들의 당에 대한 호응도는 높았지만 수도 이전지를 충남(공주시-연기군)에 내준 충북 지지자들은 여권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청주시 상당구 용정동 선프라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 지도부와 충청지역 당 간부회의에서 충북도당의 정용윤씨는 “당의 기초 질서가 아직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시절만 해도 당 운영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며 “중앙당과의 관계가 불투명해 가끔은 충북지역에서 우리 당 국회의원을 너무 많이 당선시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또 충북도당의 이상욱씨는 “최근 돌아가는 걸 보면 당(黨)-정(政)-청(靑)이 모두 잘못가고 있다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고 지적했고 충남도당의 박휘서 조직위원장은 “친일진상 규명도 좋고 독재자의 딸을 비판하는 것도 좋지만 이를 파헤치는 것보다는 민생과 국민의 기를 살리는 데 진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신 의장은 “언론 보도만 보면 우리 당이 분열되어 있는 듯하지만 최근 당-정-청 고위정책협의회가 가동되는 등 여권의 시스템이 살아나고 있다”며 “총선에서 충북이 몰표를 준만큼 기다려 주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당원과의 만남에서도 소외감과 위기 의식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충북도당 당원 김춘수씨는 “총선 뒤 재·보선을 거치며 이 지역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 민주세력이 분열되어 있는데 민주당과 통합하지 않으면 다음 지방선거에서 백전백패할 것”이라며 양당 통합론을 제기했다. 또 충북도당의 박문희씨는 “행정수도가 충남으로 이전하는 만큼 충북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충북 출신 중 청와대에서 일하는 고위 인사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신 의장은 “어느 지역이든 소외론을 거론하지 않는 곳이 없다”며 “민주당과의 통합은 우리가 가려는 방향에 별 도움이 안 된다”며 통합론을 일축했다. 신 의장 일행은 이후 청주시 LG화학 테크노파크를 둘러본 뒤 대전에서 택시운전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민생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대전·청주=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