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납할 수 없는 태도다. 외국을 떠돌며 고초를 겪던 탈북자들을 동포애로 끌어안은 행위를 어떻게 납치테러로 규정한다는 말인가. 중국을 거쳐 천신만고 끝에 동남아 제3국에 도착한 468명의 탈북자를 우리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받아들인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일이다. 명백한 사실을 부정하는 북한의 세상 보는 눈과 의식수준이 안타깝다.
자신들의 약점이 드러나 곤혹스럽다면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정상이다. 상대 탓을 하기 전에 주민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국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국가의 도리요, 지도자의 할 일이다. 사실을 왜곡하고 분별없는 적개심을 드러낼 때가 아니다. 인도적 행위를 범죄라고 억지를 부리며 남한을 협박해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며 조심조심 탈북자를 데려온 정부는 결국 북한으로부터 이런 대접을 받고 말았다. 그런데도 정부는 고작 “사실과 맞지 않는 주장”이라는 구두 논평을 내는 데 그쳤다. 북한이 성명을 통해 사실을 왜곡하고 노골적인 협박을 했는데 왜 공식적으로 당당하게 반박하지 못하는가. ‘조용한 외교’는 북한에 해야 할 말까지 못하는 것인지 답답할 지경이다.
다음 주로 예정된 남북 장관급회담에 연연하는 듯한 정부 태도도 잘못이다. 북한은 일정협의를 위한 두 차례 실무접촉에 응하지 않았다. 가시 돋친 성명까지 냈으니 회담에 응할 태세는 아니다. 설사 남북이 만난다 해도 현 시점에서 북한과 의미 있는 대화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냉정을 되찾아 현실을 제대로 볼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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