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이날 법사위원 3명씩을 경제전문가 출신 의원들로 일시 교체해 투입했다.
의원들은 문제가 된 카드정책 시행 시기가 전 원장의 경제부총리 재직기간과 겹치므로 전 원장의 감사 개입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또 카드대란의 원인 판단이 잘못됐으며 그에 대한 징계조치가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전 원장 제척사유 논란=한나라당 박재완(朴宰完) 의원은 “감사원 규칙은 감사인이 감사대상 기관의 의사결정에 관여한 경우 해당 감사를 할 수 없는 제척사유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전 원장은 이 규칙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또 열린우리당 이원영(李源榮) 의원은 전 원장에게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굳이 감사에 참여할 이유가 있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전 원장은 “나는 경제부총리로서 카드의 현금대출 비율을 줄이는 등 카드시장 건전성 제고에 노력했다. 제척사유 규정을 너무 폭넓게 해석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카드 사용자의 책임 논란=전 원장은 카드대란 발생의 원인으로 국민들의 자기 분수를 넘어선 카드 사용과 카드사간의 무한경쟁, 금융감독 책임자의 미흡한 조치 등 3가지를 들었다.
이에 열린우리당 정성호(鄭成湖) 의원은 “소득이 전혀 없는 사람이 카드를 발급받도록 해 주고 카드 사용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정부기관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한나라당 장윤석(張倫碩) 의원도 “카드 사용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범죄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범죄자가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다”며 “감사원의 기본자세가 잘못됐다”고 질타했다.
그러나 전 원장은 “원인은 복합적인데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 전부 정부의 책임으로 몰아붙이기 때문에 국민의 과소비 수준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솜방망이 처벌 논란=민주노동당 노회찬(魯會燦) 의원은 “잘못된 정책을 수립한 쪽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감사원이 감독기관인 금감원 부원장 1명만 인사조치하도록 한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전 원장은 “당시 정부는 마이너스 성장 타개를 위해 카드 부양 정책을 선택했다. 정책 수립이 문제라면 마이너스 성장이 계속됐어도 괜찮다는 말이냐”고 반박했다.
한편 한나라당 최경환(崔炅煥) 의원이 “2003년 당시 김진표(金振杓) 경제부총리와 이정재(李晶載) 금감위원장이 카드 정책과 관련한 여신감독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자 전 원장은 “위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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