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2사단 신속대응군 전환 안한다

  • 입력 2004년 8월 2일 18시 21분


내년 말 주한미군 감축 후 한국에 남을 미 2사단 1여단이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동북아 지역의 분쟁에 개입하는 신속대응군 역할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국에 잔류할 미군부대가 한반도 외의 다른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대규모로 한반도를 떠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2일 “미국이 지난달 제10차 미래한미동맹 정책구상(FOTA) 회의에서 ‘미 2사단 1여단을 행동부대(UA·Unit of Action)로 변환시키겠다’고 우리측에 제안해 왔다”며 “UA는 신속대응군의 역할을 담당하는 스트라이커(Stryker) 부대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군 안팎에서는 미국의 전 세계 미군 재편계획의 일환으로 미 2사단 1여단이 스트라이커 부대로 개편돼 동북아 지역의 분쟁에 투입될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국방부는 UA가 신속대응 기능과 지역방어 기능을 동시에 갖추고 있긴 하지만 한반도 등 특정지역에 대한 방어 기능에 더 무게를 두고 있으며 이를 위해 포병 항공 정찰 관련 무기체계를 두루 갖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주일미군이 보강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UA가 동북아 분쟁지역을 돌아다닐 필요는 없다”며 “미국이 주한미군의 역할을 어느 정도 축소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번 제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의 한 군사전문가는 “경량화된 무기와 장비만 갖춘 스트라이커 부대와 달리 UA는 쉽게 옮길 수 없는 사단급 이상의 화력과 장비로 무장한다”며 “한반도 내의 중화기 및 첨단무기 운용을 위해서라도 핵심 전력은 한반도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제10차 FOTA 회의에서 주한미군 감축 시기를 연기해 달라는 한국측 요청에도 불구하고 내년 말까지 주한미군 1만2500명을 줄이겠다는 기존 방침을 전혀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19, 20일 서울에서 열릴 제11차 FOTA 회의에서 미 2사단 1여단의 개편 문제와 주한미군 감축 시기 및 규모 등에 관해 미국과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방침이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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